나 대구 와서 더 탔다...
“그거 아세요? 대구가 아프리카 케냐보다 훨씬 더워요.” - 제인 완지루 바가라(케냐 유학생)
케냐에서 온 제인 완지루 바가라 씨는 ‘대구 더위’에 혀를 내두르며 ‘오 마이 갓’을 외쳤습니다.
“한국 친구들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고 하면 ‘틀렸어! 대구가 훨씬 더워!’라고 말해요.” - 제인 씨
“숨도 쉬기 힘든 더위였어요.” - 제인 씨 4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그녀는 대구에서 첫 여름을 나고 깜짝 놀랐습니다.
가끔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코피가 자주 났어요. 케냐에서도 여름에 코피가 가끔 났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더 자주 나더라고요.” - 제인 씨
그녀는 여름만 되면, 대구보다 시원한 고국 케냐가 더 그립습니다.
“대구는 와… 오 마이 갓! 저 흑인인데 색깔도 바뀌었어요. 더 까매졌다니까요!” - 제인 씨
비둘기들도 대구 더위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이렇게 덥다 보니 일부 고등학교 한국지리 책은 대구를 따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대구 특수형 기후’
“학생들에게 쉽게 기후를 설명하려고 만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른 분류는 아니기 때문에 ‘대구 특수형 기후’라는 건 없다고 봐야 합니다.” - 건국대 지리학과 이승호 교수
그래도 대구 더위의 위세는 강력합니다. 올해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폭염 주의보가 내렸습니다.
“대구는 지역 여름철 기온 순위 1위를 가장 많이 기록하고 있어요 .” - 대구 기상지청 최윤정 주무관
그런데, 정작 대구 사람들은 더위에 자부심이 있다고 합니다. ‘더위 부심’이라는 말도 들립니다.
“기왕 더위로 유명할 거면 손에 꼽는 도시가 됐으면 하는 거죠. 이런 프라이드(?)가 사라지면 아쉬울 것 같아요.” - 대학생 이도현 씨
“가끔 좋은 점도 있었어요. 고등학교 땐 너무 더워서 단축수업도 하고, 체육시간이 자습으로 바뀔 때도 잦았거든요.” - 대학생 이도현 씨
“더워서 힘들겠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가끔 더위에 익숙해서 좋을 때도 있어요. 대만여행에서 저만 더위를 덜 느끼더라고요.” - 직장인 김민정 씨
마음먹기에 따라 고통스러운 더위가 소소한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올해 여름 대구는 좀 덜 더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