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출근 시간, 직장인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같은 시각, 이들과 달리 여유롭게 모닝 파마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4시간 걸린 끝에 뽀글뽀글한 머리가 완성됐습니다.
이 폭탄 머리의 주인공은 이나가키 에미코 씨입니다.
아사히신문의 편집위원이자 인기 칼럼니스트였습니다.
"저 아사히 신문을 퇴사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자기의 칼럼을 통해 퇴사 소식을 알렸습니다.
갑작스런 선언에 독자들은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10년 전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인생은 문제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나가키 씨는 명문 대학을 나와 모두가 부러워하는 신문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뒤처지지 않아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빠졌습니다.
"인사 발표가 있을 때마다 마음이 들떴었고 기가 죽거나 슬퍼졌죠."
열심히 일만 했지만, 지방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퇴사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불만 가득한 채 그만두고 싶진 않았습니다.
"A회사가 싫어서 B회사에 가도
똑같이 힘든 일이 생길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달라져야 하는 건 회사가 아닌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평가받고 싶다기보다는 `이 회사를 도와줘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을 시켜서 한다기보다는 제가 먼저 제안을 하게 됐어요."
그녀는 퇴사를 결심하는 순간, 일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합니다. 실적이 목표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버리니 자유로워졌습니다. 자유로운 그녀의 폭탄 머리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폭탄 머리를 한 그녀의 칼럼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도 받았습니다.
인기 칼럼니스트였지만, 그녀는 퇴사에 대한 결심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먼저, 월급 없이 사는 삶에 대비했습니다.
집세가 싼 곳에 집을 얻었고 옷과 화장품은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나가키 씨는 `잉여로운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그녀의 새로운 사무실은 바로 공원입니다. 이곳에서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이렇게 바보 같은 짓으로도 살 수 있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그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합니다.
"회사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히 좋아하면 됩니다.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 가는 곳이 아닙니다."
“회사를 적당히 좋아하라”는 그녀의 말에는 10년 넘게 퇴사를 준비한 오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왜 회사가 싫은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뭐가 문제인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해요.
내 환경을 바꾸고 회사와의 관계를 바꾸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