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혜성이네는 지난 2월 공기 좋은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했다.
아토피에 시달리는 혜성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감행한 이사였다. 그런데...
올해 초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뇌질환과 조산은 물론 성조숙증까지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 혜성이 폐로 끊임없이 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환경 난민이라고 생각해요.” - 한혜련 (공기난민) 혜성이를 지켜주고 싶지만 이젠 대한민국 그 어느 곳도 숨을 곳이 없다. 어머니는 지금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올해엔 유독 미세먼지로 자욱한 날이 많았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몸 안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모의 실험 결과 ‘미세먼지 나쁨’ 날 기준 5일이 지나면 폐 속엔 0.45mg의 미세먼지가 쌓였다.
불과 5일만에 이렇게 육안으로 선명히 보일 만큼 폐에 남는다.
한해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가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것이다.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신촌의 STOP CO2 캠페인 현장.
“내 앞 마당에 독가스가 퍼져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 안경재 (미세먼지 소송 변호사) 1만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다채로운 미세먼지 관련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더 이상 아픈 지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시민들의 마음은 거대한 화폭에 담겼다.
구체적인 행동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91명의 시민과 환경재단은 중국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에 대한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만 탓할 게 아니에요. 한국 정부도 미세먼지의 원인 파악조차 못한 채 제대로 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구는 그동안 끊임없이 우리에게 경고해왔다. 올해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는 재앙의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동안 지구의 경고를 얼마나 귀담아 들었나? 오늘은 인류가 다 함께 지구와 환경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고 정한 44회 세계 환경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