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 같은 세상 HOT 하게 만드는 남자
“지금 사장님 가게 난리 났어요!” 지난 주말, 한 손님이 우리 핫도그 카페를 찾아와 난리가 났다고 했어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죠.
“...... 어떤 거 때문에요...?” 짧은 순간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나?’ 생각하며 콩알만 해진 심장을 부여잡고 손님한테 물어봤죠.
대답 대신 손님은 핸드폰을 내밀었어요. 우리 가게에 붙은 안내문이 기사로 나왔더라고요.
“사장님네 착한 가게로 난리 났잖아요∼!” 사실 이 안내문을 붙인 건 2주 전 ‘한 할아버지’ 때문이었어요.
저희 핫도그 카페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거든요. 버스를 기다리는 한 할아버지가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연세도 많으신데 건강에 무리라도 가면 어떡해요. 그래서 할아버지를 가게 안으로 모시고 물 한잔 건넸어요.
할아버지가 가시고 나서 다른 어르신도 더울 때 들어오시라고 ‘안내문’을 붙였어요. 이 버스정류장엔 의자도, 가림막도 없어서 엄청 덥거든요.
날씨 더울 땐 우리도 기다리기 힘든데 어르신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아, 그러다 장사에 방해되면 어쩌냐고요? 에이, 얼마나 줄겠어요. 약간 줄더라도 신경 안 써요.
저는 오히려 정말 별일이 아닌데 이렇게 이슈가 되는 게 황당하네요. 이 동네 원래 어르신이 많아서 어르신한테 친절한 가게 주인도 많을 거예요.
안내문을 붙인 지 2주 정도 됐는데 아직도 어르신들이 민폐 끼친다고 생각하시는지 많이 들어오시진 않아요.
어르신들께 한 마디 전하고 싶어요. 진짜 핫도그 안 사셔도 되니까 부담 없이 쉬었다 가세요. 여기 정류장은 버스 간격도 엄청 길잖아요!!! 여름에도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을게요∼! <이 기사는 김승철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김승철 사장님은 사실 처음엔 홍보로 비칠까 걱정된다며 취재를 꺼려하셨지만 따뜻한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스브스뉴스팀의 간청을 결국 받아들여 촬영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여러분, 혹시라도 길거리에서 사장님을 마주치시더라도 아는 척하지 말아주세요∼ 이 이야기는 우리들만의 비∼밀∼! 기획 하대석, 정혜윤 / 구성 우탁우 인턴 / 그래픽 조상인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