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국가 유공자, 요즘 최고 스펙?
최근 대학가, 공무원 학원가에 떠도는 수상한 전단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건물 외벽, 게시판 등 눈에 띄는 장소마다 누군가 몰래 이런 전단을 붙이고 사라집니다.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는 5.18 유공자 자녀 때문에 일반 공시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 없다는 내용입니다.
만든 이도, 출처도 밝히지 않은 전단이지만 꽤 자세한 숫자와 근거가 제시돼 적잖은 공시생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내용은 사실일까.
“가점자가 공직자리를 싹쓸이한다는 건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모든 취업시험에서 가산점을 받고 합격하는 인원은 전체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 국가보훈처
그렇다면 5.18유공자로 가산점을 받고 공공기관에 취직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16년도에는 59명, 2015년도엔 35명에 불과합니다.
전체 공공기관 취업자 중0.001%에도 못 미치는 극소수입니다.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을 전단으로 만들어 뿌리고 있는 걸까.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을 전단으로 만들어 뿌리고 있는 걸까.
5.18 기념 재단은 이 전단 속 주장이 지만원 씨의 홈페이지에서 시작됐다고 지목합니다.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하고, 5.18유공자 자녀들이 받는 특혜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입니다.
이 글이 올라온 뒤 한 극우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 전단을 보기 쉽게 포스터로 만들어 배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이 포스터를 퍼뜨렸다는 인증샷이 게시판에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이른바 ‘일베’ 회원들이 대학가와 학원가 곳곳에 전단을 배포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단지 내용과 그 속의 자료를 잘 보세요. 이게 부당한 일 아닙니까? 모두 사실입니다.” - 지만원의 시스템 클럽 관계자 지만원 씨 측 관계자는 전단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만원 씨와 수차례 직접 통화를 요청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들도 매우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전단을 뿌리는 사람을 현장에서 바로 잡기가 어렵다보니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 5.18 재단 왜곡대응팀 차종수 팀장 5.18 기념재단은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딱 당사자를 지정하지 않고, ‘5.18 유공자’라고 포괄적으로 적어놓아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힘듭니다.” - 5.18 재단 왜곡대응팀 차종수 팀장 하지만 당장 법적으로 대응하려 해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5.18유공자와 가족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안기고 있는 이 전단. 공시생들의 절박한 마음을 악용해 독버섯처럼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