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인상이 나쁘다며 시비를 거는 사람도 많았어요. 이유 없이 따귀를 맞은 적도 있고…" 날카로운 인상때문에 고통받은 한 남자가 있습니다.
수차례 봉변(?)을 겪어도 그는 오늘도 내일도 인상을 찌푸려야 하는 운명입니다. 악역 전문 배우 이철민 씨.
"이철민? 아∼그 나쁜 놈?" 사람의 몸에 불을 지르거나, 전기톱으로 손목을 자르는 등 그의 악역 연기에 관객들은 혀를 내두릅니다.
그런데 최근 한 방송에서 그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SBS<자기야-백년손님>에서 혼자 사는 장모의 집을 찾은 이철민. 당시 그의 장모는 사별의 슬픔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남기고 간 화분에 말을 걸기도 하고, 그러다 울음을 터트립니다.
"(제 용돈을)한 10%만 올려주라고 얘기 좀…" "그걸 지금 나한테 (딸에게)말 하라는 거야?" "그렇죠." 그런 장모에게 철민 씨는 계속 말을 붙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이처럼 떼를 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투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 다가왔는데…
그냥 나가려다 갑자기 자기 구두는 신지 않고 남는 슬리퍼를 신었습니다.
"남자 신발이 하나도 없어서 도둑 들면 어떡해요. 제 구두를 두고 갈게요."
홀로 남은 장모의 집에 행여 도둑이라도 들까봐 자신의 구두를 벗어 놓고 간 겁니다.
사위가 돌아가고, 텅 빈 신발장에는 반들 반들한 구두만 남았습니다. 장모는 침대에 앉아 한참을 울었습니다.
"우리 사위가 저렇게 따뜻한 마음이 있구나 그랬어요. 정말 눈물 나왔어요. 감동 받았어요."
사실 이철민 씨는 학창 시절에 한 번도 친구들고 싸운 적이 없었고, "맞는 것도 너무 아프지만 누굴 때리는 건 더 마음 아픈 일이니까…" -이철민
"식당에서 껌 파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는 것도 너무 괴로운 일이에요. 가격이 얼마든 자꾸 사게 됩니다." -이철민 주변의 안타까운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따뜻한 남자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인상 때문에 악역 제의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악역을 하다보니 식구들에게 미안했다. 우리 아빠가 연기자라고 했을 때, '아, 그 나쁜 놈'이라는 말이 붙으니 아이들과 와이프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못하더라…" -이철민(2017년 2월 '택시' 인터뷰)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선배님 같은 사이코 패스도 해보고 싶습니다. 악역의 정점을 찍고 싶어요." -이철민(2017년 3월 '연예가중계' 인터뷰) 그렇다고 악역 연기가 부끄러운 건 아닙니다. 최고의 악역 연기자로 기억되는 것이 그의 목표입니다.
자신의 성격을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는 스브스뉴스의 질문에 이철민 씨는 수줍게 대답했습니다. "인상도 이렇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이지만, 저 사실, 속정 많은 츤데레 입니다." -이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