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로 따라와!!!
"준혁이 교장실로 따라와!"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실, 담배를 피우다 들킨 학생들이 불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혼나고 나온 학생들 표정이 사뭇 밝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흥얼거리며 나옵니다. "등나무 밑에 가면∼"
그런데 점심시간, 그 노래가 화장실 앞에서 울립니다. 한 중년남성이 기타를 들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알고 보니 교장 방승호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부른 노래의 제목은 `노 타바코` 교장 선생님이 직접 작사한 금연송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5년 전부터 화장실 앞에서 이렇게 버스킹을 해왔습니다. "애들이 밥 먹고 담배가 생각나서 그런 건지 화장실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더라고요." - 방승호 교장
"교장 선생님이 점심시간마다 화장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계시니까 담배 피울 생각을 못 하죠. 저렇게 노력하시니까 저희도 끊으려고 노력하고요. -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학생 A
"고민이 많았죠. 성인도 담배 끊기 힘들어하는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사실 방승호 선생님이 부임하기 전, 이 고등학교는 흡연 학생 비율이 40%에 달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호랑이 탈을 썼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서서히 그의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교장실 놀러 와. 초코파이랑 커피 무한 리필이야." 그리고 영업사원처럼 학생 한명 한명에게 명함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야, 정말 간식 줬어. 배고프면 교장실 가자!" 몇몇 아이들이 교장실에 가서 간식을 받아오자 소문이 퍼졌고 그렇게 교장실은 북적이게 됐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불우한 가정환경,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답답함을 담배로 해결하려 했던 겁니다.
"선생님한테 인증샷 보내" 교장 선생님은 방과 후에도 학생들을 챙깁니다.
담배가 생각나면 대신할 수 있는 취미를 인증샷으로 찍어 선생님에게 보내는 겁니다.
이런 지속적인 관심과 정성으로 학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학교 화장실에선 담배꽁초뿐 아니라 담배 냄새까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담배를 정말 끊고 싶어졌어요." -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학생 B
"저는 아이들을 혼내지 않아요. 대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죠. 세상에 포기할 아이는 하나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