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카스텔라 긴급 기자회견 “마녀사냥을 당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만에서 건너온 카스텔라 대왕왕이라고 합니다. 제가 너무 억울한 게 있어 이렇게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이 글을 좀 봐주세요ㅠㅠ 저를 믿고 전 재산을 투자한 영세사업자들이 이젠 손님이 뚝 끊겨 억대의 빚을 지고 폐업하고 있어요.
SNS에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글도 올라왔어요. 대리운전하시던 아버지가 어렵게 차린 가게가 망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잘 나갔던 빵이었어요!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니까요.
제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건 얼마 안 됐어요. 저의 성분을 다룬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에 사람들 사이 제가 ‘식용유 범벅’이라는 인식이 퍼졌어요. 하지만...
“저희 업체는 원래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아요. 선의의 피해자죠.” - A 대왕 카스텔라 업체 식용유를 전혀 쓰지 않는 대왕 카스텔라 가게도 많아요. 이런 집들은 버터와 마가린을 주로 쓰죠.
식용유를 쓰면 저질 빵이라는 식의 인식도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이미 시중의 수많은 빵이 식용유(대두유)를 쓰고 있어요.
식용유를 너무 많이 쓰는 것 아니냐고요? 전문가한테 물어볼까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약 6kg 카스텔라 반죽에 700g의 기름을 사용한다면 약 12% 함량인 셈인데, 계란 프라이나 부침개 등 일반 요리 수준이거든요. 아무 문제없죠.” -하재호 식품기술사 (세계김치연구소장)
일부 카스텔라 집에서 액상 계란을 쓴다고 저질 식품인 줄 아시는 분도 있는데요, 액상 계란은 10년 전쯤 중국에서 문제 됐던 ‘가짜 계란’과 완전히 달라요.
아, 화학첨가제는 어떻냐고요? 카스텔라에 사용되는 유화제나 팽창제는 식약처 승인을 받은 안전한 첨가제예요! 이미 도넛, 페이스트리, 식빵 등에 널리 쓰이고 있죠.
물론 방송에서 고발한 대로 일부 성분을 속이는 부도덕한 업주도 있긴 있어요. 하지만 대왕 카스텔라 업주 대다수는 정말 정직하게 장사하고 있어요.
“일종의 마녀사냥에 당한 거죠. 90%나 매출이 줄어 너무 힘듭니다.” - B 대왕 카스텔라 업체 하루 아침에 손님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업주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ㅠㅠ 원래 저는 불량한 아이가 아닙니다. 기획 최재영, 우탁우 인턴 / 그래픽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