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남자들
가슴부터 배, 다리까지 아주 ‘털털∼’합니다.
이 사람의 모습도 비슷합니다.
이 그림들을 본 당신, 혹시 불쾌하셨나요…?
이 그림들은 미국 여성 화가 ‘실비아 슬레이’(Sylvia Sleigh)가 1970년대에 그렸습니다.
그녀는 ‘남성 화가’들이 ‘여성 모델’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겼던 미술계의 관습을 지적했습니다.
“누드 예술형식에서 화가와 관객은 보통 남자이며 대상으로 취급받는 인물은 보통 여자다. 이런 불평등한 관계는 우리 문화에 아주 깊이 각인되어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여자들의 의식을 형성한다.” -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열화당)
그동안 여성 모델들이 취했던 포즈를 남성 모델이 취하면 느낌이 다른 점도 강조했습니다.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그녀는 여성의 누드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그렸습니다.
많은 여성 누드 그림이 작가의 상상 속 이름 없는 여성들로 채워져 ‘에로틱한 상상’을 자극해왔다면, 그녀의 그림에는 실제 인물들이 담겼습니다. “그녀는 모델들을 지적인 개인으로 표현하고, 이름으로 구별했으며, 또 존엄과 존경, 존중을 담아 그렸습니다.” - 앤드류 D. 호틀 (로완 대학교 미술학부 부교수)
그녀가 그린 모델들은 당당한 자세로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술계에서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존재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합니다.” - 실비아 슬레이
40년 전, 미국의 한 예술가는 여성이 남성에게 소비되는 예술계의 관습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예술 분야, 대중문화에서 여성의 성 상품화 논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