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할머니가 너무 늦게 알아서
한 가족의 식사시간. 혹시 많이 먹는 게 아닐까 걱정돼 할아버지가 손자 밥을 덜자...
손자가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벽을 마구 칩니다.
덜었던 밥을 되돌려준 뒤에야 손자는 얌전해지더니 밥을 계속 먹습니다
157cm의 160kg 29살 김화평 씨. 원래 약간 통통한 편이었는데 6년 전부터는 갑자기 체중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은 의아했습니다. 식사량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무서운 속도로 살이 붙었습니다.
그의 식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직업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은 뒤 점심시간. 배식받은 양은 남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더 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그리 많이 먹지는 않고 다른 동료들만큼 먹습니다.” - 강정희(직업훈련교사)
하지만 퇴근 뒤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멈추더니 바닥에 있던 음식을 주워먹습니다.
이어 다른 집 앞에 놓인 배달그릇을 집어 들더니 남아있는 짜장면을 먹기 시작합니다. 주변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제작진으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듣고 놀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결국 제작진의 권유로 화평 씨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희소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프래더 윌리 증후군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적게 나와 같은 양을 먹어도 살찌기 쉽죠 .” -서영성 교수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비만센터장) 아무리 먹어도 계속 허기를 느끼는 희소병을 갖고 있어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병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이 미안하고 그렇게 약하고 아픈 아이였다고 하니까…. .” 할머니는 그런 줄도 모르고 손자 탓만 했던 것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기 때부터 피부 맞대면서 키워 마치 아들 같아.. 그래서 될 수만 있다면 같이 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정신지체 장애에 희소병까지 앓고 있는 손자의 미래를 생각하면 할머니는 혼자 먼저 눈을 감는 일조차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
화평 씨는 요즘 의사선생님 처방대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도 손자를 이해하고 더 이상 음식을 두고 잔소리하지 않게 됐습니다.
할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건강해지고 싶다는 화평 씨.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아서인지 화평 씨 표정이 한결 밝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