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원에 영화 보러 오세요!
"2천 원입니다." 천 원짜리 두 장을 내고 영화관으로 들어갑니다.
8개 의자가 전부인 조그만 공간. 혼자였지만, 들어가 자리에 앉자 영화가 시작됩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원작인 독립영화 <12번째 보조 사제>가 스크린에 흐릅니다.
어느새 영화 속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모든 고민은 사라집니다. 영화만 남을 뿐입니다. 3월 11일, 스브스뉴스 정유정 인턴 기자가 다녀온 후기입니다.
이 조그만 영화관의 주인장은 박경래 씨입니다. 그는 영화가 좋아 영화를 공부하고 만들었던 `영화 덕후`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어도 상영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찍은 영화 내가 틀자`는 생각으로 영화관을 만들었습니다.
"홧김에 보증금을 빼서 영화관을 만들었어요." "간판은 달려 있고 계약서는 손에 들려 있고, 일이 커졌다고 느꼈죠."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영화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데이트 코스인 영화관보다는 그냥 영화를 보기 위한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 커플이 있는데 자기 가게처럼 걱정해주시고, 홍보 방법을 같이 상의해 주셨어요.” “영화감독, 배우가 되고 싶다는 고등학생들도 오는데 참 귀여워요.”
그의 바람대로 서울 신림동에 있는 `자체휴강 시네마`는 이미 `그들`에게는 특별한 휴식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독립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오세요." 그는 또 다른 소망이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상영된 독립영화의 배우나 감독, 스태프들이 언젠가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인정받는 겁니다.
"미래의 송강호, 하정우가 `내 영화가 여기서 처음 관객을 만났어`라고 말하면 바랄 게 없죠"
그는 관객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영화인에게는 상영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자체휴강 시네마`는 앞으로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을 겁니다.
에필로그 "그런데 주인장님, 2천 원은 너무 싼 거 아니에요?" "아직까진 가격 올릴 생각은 없어요. 나중에 상황이 변한다면 500원(!) 정도 올릴까 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