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내 모습
작은 상자에 나 있는 구멍 사이로 누군가 음흉한(?) 시선을 보냅니다.
상자 뒷면에는 특이한 장치들이 있습니다. 조금 이상한 기계처럼 보이죠.
상자 앞면에 있는 투입구에 돈이나 쿠폰을 살살 집어넣으면
전원이 켜지고 종이로 된 프로펠러도 돌아갑니다.
몇 분 뒤, 상자에서 무언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보니, 조금 이상한 그림입니다. 몇 개의 점과 꼬불꼬불한 선으로 이뤄진 이 그림은 바로, 초상화입니다.
처음에는 당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제 모습인가요?”
하지만, 대부분 유쾌한 반응을 보입니다. “저와 닮았네요ㅎㅎ”
그림을 뱉어낸 이 수상한 상자는 ‘페이스-오-맷’ (Face-o-mat)이라는 아날로그 초상화 기계입니다.
사실, 이 기계가 초상화를 그리는 건 아닙니다. 기계 주인 ‘토비아스 구트만’ (Tobias Gutmann)이 직접 그림을 그립니다.
그는 2012년부터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예술가입니다. “이 기계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따왔죠.”
그가 그리는 초상화는 독특합니다. “보이는 모습을 종이에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얼굴,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추상적으로 표현합니다.” - 토비아스 구트만 (Face-o-mat 프로젝트 진행자)
“지금까지 117,908 km를 다니며 3,017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긴장합니다. 움직여도 되는 건지 묻기도 하죠.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세 편한 얼굴이 돼요.” - 토비아스 구트만 (Face-o-mat 프로젝트 진행자) 그는 그들과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모든 얼굴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모습이 각각 다르지만 모두 특별하고, 아름다우며, 완벽합니다.” - 토비아스 구트만 (Face-o-mat 프로젝트 진행자)
사람들의 얼굴이 전하는 내면의 이야기를 듣는 토비아스 구트만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