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1등인 것들
“게임 끝났네. 한국 출시됐대. 이제 대부분 게임 그만 둘 거고 한국인들이 이달 말에 전부 40렙 찍겠지” “한 달? 3일이면 될 걸” “노노... 3시간이면 충분”
‘포켓몬고’ 한국 상륙에 전세계 게이머가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제일 게임강국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외에도 우리가 전세계 1등인 건 많습니다. 특히 모바일, IT 부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등 산업입니다.
Dinox : 나 한국에 이민간다. Mohammed Rahiz : 사우디아는 200mb야...식빵!! 사우디아!! Sello Ignifugo : 이러니까 한국인이 인터넷 게임 1등 먹지... 압도적인 인터넷 속도는 세계적인 시샘을 받곤 합니다.
그런데 IT 부문만큼이나 당연히 1등인 줄 알았던 조선업이 2008년엔 중국에 1위를, 최근엔 일본에 2위를 빼앗겨 충격을 줬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조선업 관련 일자리 2만7천 개가 사라질 것 같다는 어두운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경남지역 조선소 노동자의 작년 체불 임금액은 1년 전과 비교해 2.6배나 증가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한국산업기술진흥원 ‘2017년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
조선업의 하락은 약 20년간 세계 1위였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도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이 수많은 조선업 핵심 인력을 흡수했듯 중국도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을 빼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국이 우리나라 인재를 빼갈 동안 정부와 사회는 인재를 키우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R&D 지원엔 인색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바일 기기 10개 중 9개에 들어가는 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20세기 ‘목화씨’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 경제산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디스플레이(274.4억 달러), 휴대폰(243.4억 달러)보다 앞서는 국가대표 1위 수출품목(352.2억 달러)입니다.
자체 기술이 없던 1970년대, 우리나라 연구원들은 당시 우리보다 기술이 앞섰던 일본의 괄시를 견디며 차근차근 기술력을 키워왔습니다.
그때의 절박함과 노력 덕분으로 故 강대원 박사라는 세계적 석학이 나올 수 있었고, 그의 이름을 딴 시상식도 생겼습니다.
‘반도체 천재’로 불리는 강 박사는 2009년 한국인 최초로 에디슨, 라이트 형제와 나란히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세계에선 무척 존경 받는 석학이지만 국내에선 그의 이름조차 낯선 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공은 우수한 연구원들의 열정과 노력 덕입니다. 반도체 전공을 선택하는 인재가 점점 줄고 있고 이대로라면 반도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 홍성주 SK 하이닉스 미래기술 연구원장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쌓아 올린 업적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선배들이 일궈놓은 노력의 결실을 제대로 돌보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