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도, 공유하지도 마세요
“한 여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자기의 노출 사진, 영상,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됐다고. 상황이 정말 심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전 남자친구가 퍼뜨린 거예요. 여학생과 헤어지고 나서 너무 화가 난 거죠. 여학생을 협박해 사진을 받아냈대요.”
“배신감과 분노 때문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피해 여학생은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대학도 못 다니고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어요.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파괴된 거죠.” - 송준호 대표 (산타크루즈컴퍼니)
송준호 씨는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삭제해주는 ‘산타크루즈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출 영상, 사진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이 지난해에만 700건 이상 접수됐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떠도는 영상이나 사진이 10만 건 이상입니다.” - 송준호 대표 (산타크루즈컴퍼니)
더욱 심각한 것은, 유출된 영상이나 사진을 보거나 공유하는 행위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일반인 영상’, ‘유출본’, ‘몰카’ 등의 제목으로 유포되는 영상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동의 없이 유출된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 역시 범죄에 동참하는 행위입니다.
“음란물 유포 사이트의 운영은 성폭력 처벌법 제2장 13조에 따라 불법입니다. 사이트 운영자가 얻는 광고 수익 역시 불법 행위를 통해 얻은 범죄 수익입니다.” - 김재형 변호사 불법 음란물 유포 사이트들이 조회수와 댓글로 광고 수입을 얻고, 오랜 기간 유지되며 피해를 키우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이 학교, 직장, 가정에서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심각한 문제임에도 아직 우리 사회의 인식은 부족합니다. “유출 영상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이게 뭐 어때서’라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문화가 되어 버린 거죠.” - 하예나 (디지털 성폭력 아웃 ‘DSO’ 대표 활동가)
누군가 사진, 영상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때 누군가는 죽음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찍는 것도 보는 것도 범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