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터널에서 있었던 일
‘창원 터널의 교통상황이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다’
2011년 4월, 경남 김해 일대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입니다.
당시 김해에는 재보궐 선거가 한창이었습니다.
“장유에서 거주하고 창원에 출퇴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터널 통행에 문제가 생기면 투표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 이승환/기자, 당시 사건 취재
김해 재보궐 선거 유권자의 41%가 김해와 창원 사이에 있는 장유 신도시에 살았습니다. 이 지역은 야권 지지 성향이 강했습니다.
“퇴근하고 넘어올 때 창원터널이 막히면 게임이 끝난다고 보는 거예요.” - 박준호 /당시 열린우리당 이봉수 후보 캠프 상황실장 재보궐 선거날은 휴일이 아니었습니다. 퇴근길에 창원터널이 밀리면, 장유 신도시 주민들은 투표 하기 힘들었습니다.
여당 후보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선거날인 4월 27일, 오후 4시부터 창원 터널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차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그런 시설물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아니 왜(하필) 재보궐 선거 당일에…” - 박수현/김해 을 지역 유권자
경찰이 갑자기 공사를 한다면서 차선 하나를 막았습니다. 터널의 정체는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위쪽에 똑같은 차가 다니는 거 같은데요? 라고 얘기를 해요. 승합차가 똑같은 게 왔다 갔다 했다고 하더라고요.” - 임유철/다큐멘터리 감독 터널 주변에서 수상한 차량들을 봤다는 시민들의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터널은 평소보다 극심한 정체를 빚었고, 선거 결과는 여당의 승리였습니다.
“26일(선거 전날)에 공사 하기로 했는데 비가 오니까 할 수 없었던 거지. 우리가 일하다 보니까 생각을 못 한 거지. 오늘 비 오니까 내일 한다, 이 생각만 한 거지.” - 경찰 관계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진실이 밝혀 지지도 않았는데 서서히 잊혀져 가는 창원 터널의 의혹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왜 경찰은 하필 꼭 선거날 공사를 해야 했으며, 왜 수상한 차들이 터널 주변을 오갔을까.
창원 터널의 진실을 무엇일까. 만약 누군가가 선거에 개입했다면, 피해자는 반대편 후보자가 아니라 투표권을 침해 받은 국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