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어야 내가 살아
여성을 살해한 뒤 도주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남자는 그의 형도 테라스 밖으로 떠밀어 죽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가해자와 피해자는 쌍둥이 형제였습니다. 이 남자는 형을 죽인 뒤 자기가 형인 척하며 경찰과 유족들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DNA는 똑같고 지문은 다릅니다. 남자는 완전범죄를 위해 뜨거운 파이프에 손을 지져 지문까지 없애며 수사망을 빠져나갔습니다.
쌍둥이라는 점을 악용해 수사망을 빠져나간 드라마 <피고인>의 영악한 범죄. 실제로 종종 발생합니다.
2011년 영국에선 성폭행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검찰은 DNA를 검출해 용의자를 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DNA를 갖고 있는 사람은 두 명, 일란성 쌍둥이 형제였습니다. 똑같은 DNA를 가진 형제 중 분명 한 명은 범인인 상황.. 하지만 누군지 특정할 수 없었고 결국 둘 다 석방됐습니다.
그렇다면 쌍둥이란 점을 악용하는 이런 범인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스브스뉴스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오기자(오) :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DNA까지 같은데, 어떻게 피의자로 특정할 수 있나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곽) : 아무리 같은 DNA를 지닌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몸의 움직임, 걸음걸이, 흉터 자국 등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차이가 있습니다.
곽 : 특히 치과 기록은 매우 좋은 증거입니다. 이빨 치료까지 동일하게 받은 쌍둥이는 아마 없을 테니까요. 오: 아하, 그렇군요∼
곽: 필적으로 쌍둥이를 가려내 범인을 잡은 사례도 있어요. 무면허 교통사고를 낸 A 씨는 쌍둥이 동생의 면허증을 제시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곽: 경찰이 진술서에 적힌 필적을 대조한 결과 형이 동생으로 위장한 사실이 발각돼 결국 처벌을 받았죠.
오: 드라마에선 범인의 가족들이 그의 눈빛만 보고 알아채는데, 이런 가족 진술도 증거가 되나요? 곽: 얼마나 구체적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황 증거의 효력도 어느 정도 인정됩니다.
아무리 유전자까지 같은 쌍둥이 형제라도 밟아온 삶의 궤적은 다릅니다. 드라마를 보다 생긴 궁금한 점, 스브스뉴스로 문의해주세요! 문의처: 페이스북 메시지 / subusunews@sbs.co.kr 기획 하대석 기자, 우탁우 인턴 / 그래픽 김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