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타고 배낭여행
미국에서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까지 아주 특별한 배낭여행을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가방에는 그 어떤 것보다 더 귀한 것이 타고 있습니다. 바로 그들의 친구, 케반 챈들러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살고 있던 케반 씨는 어렸을 때 발병한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근육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성인인데도 몸무게가 채 30kg가 되지 않고 어디를 가든 휠체어를 타야 하는 케반에게 유럽 여행은 한낱 부질없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을 하며, 동네에서 만난 케반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유럽 여행을 꿈꿔온 케반을 위해 걸을 수 없는 그를 업고 유럽 여행을 떠나겠다고 나선 겁니다.
“휠체어로는 갈 수 없는 곳들이 아직 너무 많아서 저희가 케반을 업고 다니기로 했어요.” - We Carry Kevan 팀
케반의 죽마고우 필립, 톰, 벤자민은 여행을 위해 안장과 받침대 등이 갖춰진 특수 배낭, ‘케반만을 위한 배낭’을 제작했습니다.
케반을 업고 다닐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달리기, 역기 들기 등 체력 훈련까지 했습니다.
무모한 계획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덕분에 케반은 지난 여름, 처음으로 휠체어 없이 3주간의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한 명이 지치면 다른 한 명이 교대해주며 케반을 하루에 6∼8시간 동안 업고 도시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땀이 뻘뻘 나도 친구들은 단 한 번도 나를 짐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친구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는 한 팀이니까요.” - 케반 챈들러
덕분에 에펠탑 앞에서도, 높다란 산 위에서도, 여행의 모든 순간을 친구들은 함께했습니다.
친구들의 진정한 우정 덕에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얻은 케반은 최근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비영리 사회적 기업을 세웠습니다.
자신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그랬듯, 각자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선물을 만들어 장애인들이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작은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