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김치 사건
지난 6일, 숙명여대 환경미화원 20여명이 학생들에게 조금 특별한 선물을 했습니다.
다름 아닌 김장김치였습니다. 대체 왜 환경미화원들은 김장김치를 선물한 걸까요?
“학생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예요. 올해 봄에 하마터면 우리 경비원 동료들이 일자리를 잃을 뻔했거든요.” - 심현주 / 환경미화원
지난 3월, 숙명여대가 갑자기 경비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37명 중 무려 15명을 감원하는 계획이었습니다.
“밤낮으로 우릴 지켜 주시던 그분들을 이제는 저희가 지켜드릴 차례입니다.” - 숙명여대 학생 ‘미림’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며 반발했습니다. 무려 4500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학생들은 경비원, 미화원, 학생이 손잡은 그림을 그려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해고에 반대하는 학생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학교 측은 인원 감축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미화원들은 학생 덕분에 일자리를 지켰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한 김장 행사를 열었습니다.
“자취생들은 김치를 잘 못 먹잖아요. 우리가 다들 엄마니까 김장을 맛있게 해서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심현주 / 환경미화원 사비로 김치 150포기를 사들여 50명의 자취생에게 김치를 선물했습니다.
어머니들의 김치 선물을 받은 학생들은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그냥 이렇게 훈훈하게 끝났을까요?
지난 22일 이번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또다시 선물을 했습니다.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용품들이었습니다.
“장갑, 목도리, 핫팩 2개, 떡, 캔디... 예쁜 학생들이 선물 봉투에 담아주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학생들 돈도 없을 텐데…” - 심현주 / 환경미화원
“학교 화장실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이런 거 너무 좋아요.” - 이서라 / 숙명여대 졸업생 화장실 안내문에서도 미화원과 학생들은 사랑을 꽃피웁니다.
“저희는 한번도 어머님 아버님을 노동자분들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부모님과 같은 분들이시죠.” -김성은 / 숙명여대 학생 겨울 한파가 불어도 교정은 봄처럼 훈훈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