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하셨어요?" 한 사진가가 앉아있는 장애인 남성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진기 앞에서 잔뜩 긴장했던 얼굴은 서서히 풀렸습니다.
이런 호강은 평생 처음이라며 오붓이 앉은 엄마와 아들 얼굴에 모처럼 함박웃음이 터졌습니다.
"사진 찍기 전에 대화를 꼭 나눠요. 마음이 편해야 좋은 사진이 나오거든요. 특히 장애인분들은 사진 찍은 경험이 적어서 더 오래 얘기해야 해요."
국내 최초로 장애인 전문 사진관을 세운 나종민 대표.
그의 사진기 앞에만 서면 누구나 밝고 행복해집니다.
사람들이 곁눈질로 쳐다보는 상처도 그는 따뜻한 시선으로 안아줍니다.
이렇게 그는 지금까지 약 1,000명의 장애인에게 무료로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9년 전만 해도 나종민 대표는 외국계 IT업계에 억대 연봉을 받던 임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람 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아이와 사진을 찍고 싶은데 사진관 가는 게 많이 불편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평소 좋아하던 사진을 공부하다 한 뇌병변 아이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는 장애인 사진관을 만들고 이색적인 사진상품을 내놨습니다. 누구든지 와서 촬영을 하면 그 촬영료로 장애인 또는 소외계층에게 무료 촬영을 해주는 '1+1 나눔 촬영' 상품입니다.
입소문을 타면서 사진도 찍고 나눔도 실철하려는 많은 분들이 사진관을 찾았습니다.
"결혼사진도 잘 나왔지만 좋은 일 한 것 같아 정말 뿌듯해요." 고객에겐 자신이 낸 촬영료로 혜택을 받은 장애인과 연결시켜 줬습니다.
"사진 찍고 찍히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운 것이 목적이에요." 착한 사진관을 운영하다 보니 수익은 변변치 않습니다. 그래도 그는 행복합니다.
"장애 가족 촬영 시에 힘든 점을 많이 묻더라고요. 그거 자체가 편견이라고 생각을 해요. 비장애인분들도 조명 앞에서면 어색하고 낮설지 않나요? 어색함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10명과 순간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100명과 순간의 가치를 만들어 갑니다. 1,000명이 순간의 소중함을 지원합니다. 10,000명이 순간의 소중함에 공감합니다. 만 명이 이 소중한 순간에 공감할 때까지 나종민씨의 셔터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