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어멍(엄마)’으로 불리는 제주해녀. 지난달 30일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세계인이 보전해야 할 가치로 인정받은 것이죠.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아리랑, 김장문화, 줄다리기 등에 이어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제주해녀문화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수 장비 없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해녀들의 안녕을 빌고,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 ‘해녀노래’
유네스코 측은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유네스코] “제주해녀문화가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고, 관련 지식과 기술이 공동체를 통해 전승된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해녀를 보전할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죠.
각종 사고와 고령화로 제주도 해녀 수는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2015년 말 제주지역 해녀는 총 4377명으로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비율이 85.7%에 달하죠. 이런 추세라면 10년 이내, 해녀의 3분의 2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등재를 기점으로 해녀문화의 보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박경훈 /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유네스코 등재라는 실적에 기념관을 짓고, 축제만 확대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선사시대부터 생업으로 이어온 해녀문화가 지속 가능하도록 해양환경을 잘 관리하고, 물질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