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품은 임산부라 며칠을 너무 울어 급기야 남편이 TV를 못 보게 했다…. 잊을 수가 없다…. 그날의 기억을…." (필명 : 4.16)
"매일같이 직장을 다니다 보니, '한 달 전 이 시간엔 뭐 했지?'란 물음에 쉽사리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그날'의 기억만큼은 비교적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필명 : 림림)
"그날 돌이 넘은 지 얼마 안 된 아들과 함께 누워 있었습니다…(중략)…이후 육아 예능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이를 잃었고 가족을 잃었는데 나는 또는 누군가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죄책감에 잠을 잘 수가 없었네요. 저의 7시간은 뉴스를 보면서 안절부절못했던 시간인 것 같네요." (필명 : 빈둥맘)
2년여 전,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기억. 온라인에 마련된 공간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한 '그날의 기억들'입니다.
"그걸 어떻게 기억합니까." 하지만 '그날 그 시간'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진료를 맡았던 일부 의사들입니다. 그들은 참사 당일 '논란의 7시간' 동안 대통령을 진료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분노했습니다. '어떻게 기억이 나지 않을까.' 그리고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서울대 동문 7명이 서로의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문을 연 홈페이지에는 사람들의 기억이 하나 둘 쌓여갔습니다. '그때 난 시험기간이었다' '인도네시아 출장 중이었다' '군대에서 뉴스를 보고 있었다' 한 사람당 7시간씩, 1만 시간의 기억을 모아보자는 목표는 순식간에 달성됐습니다.
'그건 아니다. 저것도 아니다.' 이제 청와대는 마치 '스무고개' 같은 대답을 멈춰야 합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치인이나 의료진, 정부 관계자들도 그저 이 말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해서는 안됩니다. 그날의 7시간을 기억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뉴스 보면서 끝없이 안타까워했었는데…. 그 배가 진작 수명이 다한 배라는 것도 기억하는데…. 이 일이 기억나지 않을 수 없는데 왜 기억이 안 날까요…. 도대체 왜…?" ( 필명 :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