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죄를 네가 알렷다
나라 걱정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룬 이순신 장군. 그가 남긴 난중일기엔 소름 돋는 구절이 많습니다. 4백 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딱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불공정한 특혜는 나라를 병들게 하고… “승진해야 할 사람이 승진을 못하고 순서를 바꿔 아래 사람을 올리는 일은 옳지 못하다. 또한 규정도 고칠 수 없다.” -난중일기 中
“자기 한 몸만 살찔 일을 하고 돌아보지 않으니 장차의 일도 가히 짐작된다.” -난중일기 中 잇속만 챙기는 국정은 불신만 퍼뜨리고…
나라 형세가 위태롭기는 거의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나라의 형세를 생각하니 아침 이슬처럼 위태롭기만 한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인재가 없고 밖으로 나라를 바로 잡을 주춧돌같은 인물이 없으니…” - 난중일기 中
이순신 장군의 약 200미터 뒤에 앉아 있는 세종대왕. 왕이 하늘이었던 시대에 자신을 비판하는 신하와 백성을 끌어안았던 왕이었습니다.
“의논하자! 내가 인물을 잘 알지 못하니, 신하들과 의논하여 관리를 임명하고자 할 것이다.” - 세종대왕실록 中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신하들과 소통하며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니 처벌해서는 안되는 것이오.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내 책임이 있는 것이다.” - 세종대왕실록 中 늘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관직이란,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다 앉히는 것이 아니다. 그 임무를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을 택해 임명하는 것이다.” - 세종대왕실록 中 또한 친한 사람을 주변에 앉히는 것이 잘못된 인사라는 건 그 시대에도 상식이었습니다.
오늘 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두 위인. 누구보다 백성을 걱정했던 분들입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이 두 분이 내려다보는 광화문 광장에 나라를 걱정하는 수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백성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던 세종대왕과 부패 없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이순신 장군. 후손들이 백만 개의 촛불을 들고 그들이 꿈꾼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