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의 한 공원. 많은 사람들이 한 남자가 그린 캐리커처를 보며 놀랍니다.
모델 아이를 똑 닮은 캐리커처 그림에 놀랐던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모습에 또 한 번 놀랍니다.
바로 펜을 들고 있는 것이 손이 아닌 발이기 때문입니다.
발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27살 표형민 씨입니다.
형민 씨가 발로 그린 것은 캐리커처뿐만이 아닙니다.
선 하나로 사물을 그대로 표현하는 섬세한 작업의 소묘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는 왜 발로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요?
사실, 형민 씨는 태어날 때부터 팔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아주 조금 움직이는 게 전부인 팔.
때문에 손을 대신하기 위해 발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그 훈련 방법으로 발로 그림을 그리기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것을 발로 해야 하기에 답답했지만,
꾸준히 훈련했던 덕분에 일상 속 대부분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형민 씨에겐 손과 같은 발. 하지만 그 발 역시 온전한 것은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발이 굽어있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오랜 시간 발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엉덩이와 등에 큰 고통을 유발합니다.
그래도 형민 씨는 발로 그리는 연습을 멈추지 않습니다.
사실, 형민 씨에게는 선천적 장애보다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아픔이 더 컸습니다. 그렇게 보호시설로 가게 된 형민 씨는 사춘기 시절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에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형민 씨의 마음을 따뜻하게 붙잡아 준 것은 바로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해준 그림 그리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형민 씨의 두 발은 세상 그 어떤 발보다 아름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