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T 못 하는 컴공과…제 얘긴데 왜요?
“PPT는 컴퓨터로 하는 거 아니야? 컴공과가 PPT를 왜 못 해?” 일단 해명부터 합니다. 컴공과가 늘 컴퓨터와 함께 하는 전공이 맞긴 한데요…
제가 배운 전공의 정확한 이름은 ‘인터넷 정보 전공’. 웹페이지가 오류 없이 원활하게 로딩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생 시절, PPT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한 회사도 반도체 부품 회사라 마찬가지였고요.
제 인생에서 PPT는 필요하지도 잘 해야 할 이유도 달리 없었습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말입니다. ^^
거래처와의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동료에게 PPT를 하나 받았습니다. 회사 소개와 제품 소개가 한데 모인 중요한 PPT였어요. 그런데…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는 거예요. 영상도 들어가고 예쁘면 참 좋을 텐데, 그 PPT는 정말 소개서 그 자체였죠.
뭐라도 바꿔보고 싶었지만 제가 할 줄 아는 건 ‘글쓰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결국 저는 수면제 같은 PPT와 함께 미팅에 참석해야만 했습니다.
‘도표 넣기, 멋진 표지 만들기? 이런 것부터 배우면 되는 건가?’ 그날 이후 PPT와 친해져 보려고 구글링을 좀 했습니다. 봐도 뭘 눌러야 할지 감이 안 왔는데…
그때. 제 눈에 띈 검색 결과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속 PPT 2'. 당장 배워 당장 써먹고 싶었던 저의 급한 마음을 들킨 것 같았어요.
눌러보니 경기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였고, 회원가입만 하면 들을 수 있더라고요. 저는 미리 보기 강의를 시작으로 9개의 인강을 전부 들었습니다.
강사 선생님 말씀 한 번 듣고, 강의를 일시 정지 누른 채 따라 해보기를 반복. 사실 무료 강의가 없는 것도 아니고 수업 형식도 특별한 건 아니었어요.
이 인강이 조금 더 나았던 건 만들고 싶은 PPT 용도에 따라 강의가 짜여 있다는 점. 1강에서 표지 만드는 방법, 2강에서 도표 넣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1강에서 자기소개 PPT 만드는 방법. 2강에서 깔끔한 PPT 만드는 방법. 이런 식으로 한 강의 안에 완성된 PPT를 만들 수 있게 가르쳐줘, 핵심을 빨리 배울 수 있더라고요.
저 이제 PPT 안에 글도 세련되게, 예쁘게 넣고 동영상도 편집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PPT 잘 만드는 컴공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빨리 거래처와의 미팅에서 멋진 PPT를 보여주고 싶은데 오히려 배우고 나니 그런 자리가 별로 없어 아쉽네요. 실력 발휘하고 싶은데…쩝.
요즘은 자격증 강의를 추가로 들어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전기기능사, 물류관리사… 자격증 강의가 꽤 많더라고요.
건강을 위해서 운동 강의도 들어보고 싶어요. 아, 물론 제가 퇴근 후에 전기장판에 갇히지 않는다면 말이죠.
집에서 편하게, 심지어 무료로 저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킨 것 같아 뿌듯해요. 앞으로 이 강의, 저 강의 틈나는 대로 다 들어보려고요. <조준래 씨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1인칭 카드뉴스 입니다> 글·구성 김경희 그래픽 김태화 기획 조제행 제작지원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