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유세로 전국이 떠들썩합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는 19대까지 왔는데 대선보다 주기가 짧은 지방선거는 왜 7회 밖에 되지 않은 걸까요?
사실 직선제 지방선거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90년 10월 한 정치인이 단식을 강행합니다.
10월 8일부터 10월 20일까지 13일 동안 진행된 단식.
그가 요구한 건 지방자치제 실시였습니다.
그는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대체 지방자치가 뭐길래 김 전 대통령이 목숨까지 걸고 요구한 걸까요?
지방자치란 지역민들이 직접 대표를 선출해
자발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도 집행하는 제도입니다.
그만큼 중앙정부의 장악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박정희 정권에선 지방자치제를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마을의 작은 정책, 소소한 예산까지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명령 하나로 좌지우지됐고,
정부에 의해 임명된 자치단체장은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폐지된 지 30여 년이 지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당선 이후 자치단체장 선출을 미뤘습니다.
그러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나선 겁니다.
평민당 소속 의원들의 동조 단식까지 이어지자
정부와 여당은 1990년 12월, 마침내 지방자치제 실시에 합의했습니다.
“지방자치제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꼭 필요했다.
나는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의정활동 전 기간에 걸쳐 싸웠다.
정치인 김대중에게 별명을 붙인다면 ‘미스터 지방자치’가 제일 어울릴 것도 같다.”
-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 中
우여곡절 끝에 1995년 6월 27일 최초의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거행됐고,
그제서야 각 지역은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주민이 직접 뽑은 대표가 지역 행정을 맡고 지방의회 의원들이 주민 의견을 모아 조례로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국민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 열띤 선거 유세 현장은 마치 축제 같았습니다.
개성 가득한 응원전,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진풍경을 이뤘습니다.
우리 손으로 직접 지역 대표를 뽑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34년의 암흑기를 지나 1995년 새롭게 부활한 지방선거.
오는 6월 13일은 우리가 우리 지역의 진짜 주인임을 확인하는 날.
지방선거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