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의 창조주를 경배하라
여름입니다. 우릴 죽이려나 봅니다.
이쯤이면 인터넷에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여름은 더 괴로웠을지도 모르죠.
1902년 에어컨을 개발한 ‘에어컨의 아버지’ 윌리스 캐리어입니다.
1902년, 코넬대학을 갓 졸업한 25살 캐리어는 미국 버펄로의 한 기계설비회사 신입사원이었습니다. 그는 목재·커피 등을 건조하는 난방 시스템을 개발하던 엔지니어였죠.
1902년 봄, 그의 인생을 바꾼 임무가 주어집니다. “인쇄소에서 여름이면 습기 때문에 종이가 눅눅해져서 인쇄가 어렵다며, 해결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네. 당신이 맡아보게.”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사켓&빌헬름스 인쇄소는 여름만 되면 인쇄용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마감일에 맞춰 잡지를 내놓기 힘들었죠.
연구에 착수한 그는 단 몇 달 만에 ‘공기열·습도 조절 설비’ 설계도를 그려냈습니다. 1902년 7월 17일. 그렇게 첫 에어컨이 탄생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여름, 우리가 판매한 기계 덕에 인쇄소 매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 버펄로 포지 컴퍼니 뉴욕사무소 보고서 (1903.10.21)
이 일을 시작으로 캐리어는 ‘에어컨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1915년 그는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했죠.
인쇄소를 비롯한 산업현장에만 쓰이던 에어컨은 1920년대부터 극장·백화점 등에도 도입되며 대중에게 소개됐습니다.
이제 에어컨은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도구입니다. 미국 가정집에 에어컨이 본격 설치된 1960년대 이후 더위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80% 감소했습니다.
“다 에어컨 덕분이죠.” -마이클 그린스톤(MIT 환경경제학 교수, 논문 공동저자) 논문 출처: Adapting to Climate Change: The Remarkable Decline in the U.S. Temperature-Mortality Relationship Over the 20th Century (Alan I. Barreca/January 10, 2015)
1998년 미국 타임 매거진은 윌리스 캐리어의 업적을 기리며 그를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선정했습니다.
에어컨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게 거짓이 아니군요. 캐리어 님 오늘도 충성충성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