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두번째 아버지 자랑 좀 할게요
안녕하세요. 반도의 흔한 고2, 18살 황수민이라고 합니다. 오늘 저의 두번째 아버지를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섰어요.
저는 아주 어린 시절, 큰 교통사고를 겪었습니다. 어색한 걸음걸이, 불어난 몸무게… 기억도 나지 않는 사고가 저에게 남긴 상처들은 선명했어요.
“쟤? 이상하게 걷고, 뚱뚱하고 성격 나쁜 여자애”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불편한 몸 때문에 줄곧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따돌림 받기 일쑤였죠.
‘어떻게 하면 학교에 안 갈 수 있을까?’ 전학 온 경기도의 무드리 초등학교에서 정종필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제 머릿속은 온통 이 생각 뿐이었습니다.
5학년이 되던 해 운동회 준비로 모두가 들떴던 여름날. 저 혼자 텅빈 교실에 남아 책을 폈습니다. 걷기도 힘든 이 다리로는 달릴 수 없으니까요.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는데 누군가 교실 문을 열어젖혔습니다. “야! 달리기 하러 가야지!” 선생님, 정종필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 손에 이끌려 운동장에 엉거주춤 나갔는데 사실 너무 겁이 났습니다. 뒤뚱거리며 달리는 제 모습이 웃음거리가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선생님은 잔뜩 얼어붙은 저와 출발선에 함께 섰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영원히 잊지 못할 말씀을 하셨어요.
“수민아, 다른 사람이 보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너도 우리 학교 학생이야. 남들이 뭐라고 하던 그냥 즐기면 돼. 쌤이랑 같이 뛰자!”
선생님은 달리는 내내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저는 그날 난생 처음으로 달리기를 완주했고, 처음으로 1등 도장도 받아봤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잘 달렸다, 우리 수민이.” 물론 진짜 1등은 아니었지만 전 누구보다 행복했어요.
전 그날 정종필 선생님 덕분에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사는 법’을 배웠어요. 그리고 꿈이 생겼어요. 정종필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포근히 안아주는 그런 선생님이요.
고2인 저는 요즘 시험기간이라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너무 덥고, 힘들지만 선생님 덕분에 갖게 된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저처럼 자랑하고 싶은 선생님, 혹시 없나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진심 어린 편지 한통 써보세요. *이 기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1회 감사편지쓰기 공모전에 출품된 황수민 학생의 편지를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제 사연처럼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