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에 부는‘공딩바람’ 고등교에 부는‘공딩바람’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매일 수능 책 대신 다른 책을 펼칩니다.
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 고3입니다. 수능 공부는 아니지만 저도 지금 공부 중이에요. ㅎㅎ 저는 국가직 9급 시험을 공부하고 있어요. 요즘 이런 저를 공딩족 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제가 문과를 택했을 때 취업하기 어려울 거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좋은 대학 나온 형, 누나들도 결국, 공무원 준비하는 걸 봤어요.
제가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큰 이유에요. 대학 나와서 어차피 공무원 준비하기 보다는 조금 더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학교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 하려니 쉽지 않아요. 학원도 다니기 어려워서 인터넷 강의로 공부하고요.
학교 끝나고 새벽 2시까지는 공부하는 거 같아요. 잠은 3시간 정도 자구요. 주말과 휴일에는 14시간 정도 그동안 못 했던 것 몰아서 해야 해요.
그래도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에 고등학교 교과 과목이 있어서 좋아요. 어떤 과목은 고등학교 과정보다 쉬워요. 공딩족인 제가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장점(?)인 거 같아요.
부모님과 선생님도 제 선택을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대학 졸업해도 취업이 힘든 건 그분들도 잘 아시니까요.
친구들도 처음에는 걱정하다. 지금은 많이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을 더 많이 뽑는다고 하니 최근 공무원 시험에 관심 가지는 친구들도 늘었어요. 같이 하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특히, 공무원 시험은 스펙과 학벌은 안 보니까요. 그래서 공정한 시험인 거 같아요. 제가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선택이 옳다거나 잘 못 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꿈을 향한 ‘최선’이 아니라 현실의 벽에 막힌 어쩔 수 없는 ‘차선’이었다면...
공딩족은 꿈을 꿀 수 조차 없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