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탕비실에서 했다고요?;;;
지난달 31일, 어느 화장품 회사의 탕비실에서 한 남자가 케이크 앞에 섰습니다. . 손에는 꽃다발과 선물이 들려 있습니다.
‘결혼은 다음 생에 하는 걸로’(?) 그런데, 수상한 문구가 보입니다. 남자는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독신을 선언합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슬기/35세 남자의 독신 선언을 축하해 주는 파티였습니다.
그는 축의금도 받았습니다. 결혼식 단체 사진처럼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과 기념 사진도 남겼습니다.
그런데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그가 다니는 회사의 직원들입니다. 파티를 열어준 것도 다름 아닌 회사였습니다.
“반려동물이 있는 독신자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주고, 기르던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유급휴가 1일을 제공합니다.” - 한주희/L회사 그의 회사에서는 이런 파티 뿐 아니라, 자녀를 둔 기혼 직원을 위한 육아 수당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신자에게도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이 절 꼭 안아 주셨고, 모든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받았어요. 다른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 모두 신기해하고, 부러워합니다.” - 김슬기/35세
이 회사의 기본 이념은 개성 존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비혼 복지 제도’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하지만 아이나 부모 중심이었던 복지 정책에 항상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 우미령/L회사 대표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이 이 회사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이 회사는 개성을 존중하는 정신을 계속 실천으로 옮겨왔습니다.
성소수자들을 돕기 위한 비누를 팔아 성소수자들의 인권 운동을 하는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성적 지향성에 기초한 차별은 물론, 그 어떤 이유로도 반인권적인 차별은 없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 우미령 L회사 대표 / 2015년 여성신문 인터뷰 中
앞으로 매년 5월 30일에는 이 회사의 탕비실에서 파티가 열릴 겁니다. 그리고 독신을 선택한 누군가는 직원들의 축하를 받을 겁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 곰곰히 생각해보면 사실 화제가 될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