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깨고 사라진 범인
“이상했어요. 비가 오는데 바람이 그날따라 엄청 셌거든요.” 전라남도 용면사무소에서 일하는 송유정 씨는 퇴근하려고 사무실을 나서는 순간
하늘에서 내리는 얼음 덩어리에 발이 묶였습니다.
“차 유리창이 깨지고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밖에 나갔다가는 우박에 온 몸을 두들겨 맞을 게 뻔했어요.” - 송유정 씨
송유정 씨는 차 위로 떨어지는 우박을 속절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내에서 발만 동동 굴렀죠.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 송유정 씨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우박이 어린아이 주먹만 했습니다.
“무서웠어요. 사람 머리에 맞으면 머리가 깨질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컸거든요.” - 송유정 씨
어제(1일) 전국 곳곳에서 우박이 내렸습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죠.
SNS에는 우박에 관한 궁금증들이 올라왔습니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그렇죠. 큰 우박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면 사람이나 동물이 죽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는 계란 크기만한 우박도 자주 내립니다. 미국이나 중국, 인도에서는 우박으로 사람이 정말 죽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 미얀마, 인도에서는 우박 사망사건이 종종 보도됩니다.
어제는 구름 속에 ‘그만큼 큰’ 얼음 덩어리가 만들어졌던 거예요. 그게 땅으로 내려올 때 녹아서 비가 돼야 하는데 다 녹지 못했던 거죠.
어제는 대기 상·하층의 기온 차이가 크게 벌어졌어요. 그래서 구름 속 얼음알갱이들이 녹았다 얼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얼음 알갱이가 커진 거예요.
지구온난화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다룬 영화 ‘투모로우’는 재난의 시작을 ‘돌덩이만 한 우박’으로 알렸죠.
일리 있는 이야깁니다. 지구온난화로 공기가 더워지면 우박을 내릴 수 있는 뭉게구름이 많이 생성됩니다.
무서운데.. 미리 알고 피할 순 없나요? 사실 전조현상은 따로 없어요. 그래도 우박이 내리기 전 강풍이 불기도 하니, 그럴 땐 실내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한여름에는 땅으로 떨어지는 도중에 우박이 다 녹아버린다고 합니다. 어젠 참, 무서운 하루였습니다. 기획 최재영, 권수연, 김근아 인턴 / 그래픽 김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