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여자들이 훨씬 고상한 것 같아요"
“요즘은 (일반 여자보다)술집에 나가는 여자들이 훨씬 고상한 것 같아요. 그쵸? 말투도 예쁜 것 같고요.” -A씨 녹취 / 고씨 제공 지난해 10월 24일, 서울에 있는 한 성당 성가대원인 고씨는 지휘자 A씨가 연습 중에 한 이야기라고 주장합니다.
고씨는 지휘자 A씨의 불편한 발언이 더 이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대로 술집 밖을 돌아다니는 일반 여성들은 훨씬 술집 여성들 같아요, 하고 있는 게. 너무 놀랍죠. 말 하는 것도 그렇고.” -A씨 녹취 / 고씨 제공
"성적 수치심 뿐만 아니라, 신앙인으로서의 모멸감마저 느꼈습니다." - 고씨 고씨는 지휘가 A씨가 좋은 발성을 위해서는 '말투'가 중요하다며 술집 여성과 일반 여성을 예를 든 부분이 듣기 거북했습니다.
고씨는 고민 끝에 A씨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장문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A씨의 답장은 '할 말 없어요' 이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설령 필수적이고 정확한 비유라고 가정하더라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진 언어적 성폭력입니다. 시정을 요청하였으나 묵살 당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내용 中 고씨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해당 성당의 책임자 중 한명인 당시 사제단 보좌 신부였던 B신부와 서울대교구청,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를 알렸습니다.
그러자 성당에서는 제보자 고씨와 3차례 면담을 했습니다. 면담은 B신부와 이뤄졌습니다.
고씨는 1차 면담에서 B신부가 자신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일을 생각 없이 처리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성가대를 계속 할 수 있겠냐고 제게 이야기했어요.” - 고씨
2차 면담에서도 1차 면담처럼 자신의 잘못만 지적했다고 고씨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매님이 잘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고, 이에 대해 처분이 있을 거라고 제게 야기했어요" - 고씨
3차 면담도 앞선 면담과 다르지 않았다고 고씨는 강조합니다. “본인이 (성당의)명예를 실추했다고 생각을 안 하세요?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야 돼요. 납득하지 못 할 것 같으면 그냥 그만 두세요.” -B신부 3차 면담 녹취 / 고씨 제공
고씨는 세 차례에 걸친 면담 동안 B신부에게 질책만 받았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씨가 절차상 외부에 알리는 잘못을 했고, 이를 통해 공동체, 성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겁니다.
고씨는 지휘자 A씨의 징계와 성폭별 발언의 재발 방지 대책을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사랑의 단체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 (성폭력 발언의 처벌 등)까지 명확하고 세세하게 할 생각은 없어요" - B신부 3차 면담 녹취 / 고씨 제공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고씨는 성가대 단장에게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성가대를 좀 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욕적이었습니다." - 고씨 결국 고씨는 성가대를 스스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휘자 A씨는 성가대에 남아 있습니다.
고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B신부에게 연락을 했지만, 취재를 거부했고 단장과 부단장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할 말 없어요. 내가 왜 대답해야 합니까. 난 이 기사가 나가는 게 싫은데. 난 내보내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어요." - B신부
고씨는 한 남성의 발언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고씨만 상처를 안고 성가대를 떠나야 했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와 합당한 조치가 있었다면, 이 문제가 6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논란이 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