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나오는 사우나??
(똑.똑.똑) “계세요? 저희 가족이 지금 당장 수혈해야 해서요.” 해가 질 무렵, 허름한 건물 지하 사우나로 한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 … ” 카운터의 남자는 말없이 금고에서 종이 한 다발을 꺼내 여자의 손에 쥐여 줬습니다.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여자는 문밖을 나섭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준 것은...
바로 헌혈증이었습니다. 찜질방 주인 정삼균 씨는 지난 10년간 1만 장이 넘는 헌혈증을 모아왔습니다.
대학 시절, 그는 우연히 헌혈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다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피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잖아요. 어쩌면, 가장 쉽게 모을 수 있는 건데 왜 늘 수혈을 못 받는 환자가 나오는 걸까요?” - 정삼균 씨
삼균 씨는 꾸준히 헌혈을 실천했습니다. 헌혈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11년 전 찜질방 사업을 시작한 삼균 씨는 개업 1주년쯤 독특한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헌혈증을 기증하면 무료로 찜질방을 이용하게 해준 겁니다.
“에이 그게 모이겠어?” “돈만 축낼 텐데... 적자야 적자.” 헌혈증을 기증받을 때마다 7,000원의 이용료를 포기하는 셈이어서 처음엔 주변 사람들 모두 말렸습니다.
“헌혈증 때문에 영업에 지장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단골이 더 생긴 것 같아요.” - 정삼균 씨 그런데 착한 찜질방으로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삼균 씨는 10년간 헌혈증 이벤트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모인 헌혈증을 돈으로 환산해도 1억4천만 원이 넘습니다.
정삼균 씨에게 요즘 들어 고민 하나가 생겼습니다. 찜질방에 헌혈증을 들고 오는 사람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장사는 좀 덜 돼도 좋으니까 소문 좀 많이 내주세요. 여러분 서랍 속에 까먹었던 헌혈증 하나로 깨끗해지러 오세요∼” - 정삼균 씨 주소 : 서울 구로구 고척1동 아파트 상가 지하 2층 신원건강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