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이 너무나 그리워
이불을 덮은 채 엎드려있는 남자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습니다.
조금 움직이는 것조차 싫은지 엎드린 채로 밥을 먹습니다. 창문 열 때도 일어나지 않고 도구를 사용합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나이 드신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아들 송완섭 씨는 28년 동안 ‘엎드린 채’ 살아왔습니다. 사실 아들은 일어설 수도,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습니다.
아들은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습니다. 쓰지 못하는 다리는 너무나 야위었습니다.
28년 전 아들은 제대 직후 꿈을 펴지도 못하고 뺑소니 사고를 당했습니다. 병원에 급히 옮겨졌지만 이미 손쓸 수 없었습니다.
“절망이었어요.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 있었어요.” - 송완섭 씨 수십 차례 고통스러운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잘 돌봐 주셨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인 거죠.” - 방문 간호사 엄마는 아들을 지극정성 돌봤습니다. 엄마 덕분에 그나마 28년 동안 버틸 수 있었습니다.
“괜찮아요. 걸을 수 있어요. 누워만 있는 우리 아들도 있는데요.” - 송완섭 씨 어머니 늙은 엄마도 몸이 성치 않습니다. 그래도 아들에게 ‘콩나물’이라도 사주고 싶어 아픈 몸을 이끌고 파지를 줍습니다.
“제가 어머니께 효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받기만 해서 늘 마음이 아파요.” - 송완섭 씨 그런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아들은 가슴이 저려옵니다.
“나중에 나 죽고 나면 그게 걱정이죠.” - 송완섭 씨 어머니 힘든 건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엄마에겐 오로지 아들뿐입니다.
아들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엄마에게 편지를 씁니다.
어머니 오늘 하루도 무척 고단하셨지요. 제 옆을 늘 지키시며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하시며 잠들지 못하는 저의 등을 잠들 때까지 문질러주시고… 어머님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장애 없는 온전한 사랑입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기획 최재영, 우탁우 인턴 / 그래픽 김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