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투표하는 내가 정말 좋다…★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유학생 이한결 씨는 고심 끝에 아끼던 아이패드와 비싼 카메라 렌즈를 중고로 팔았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샀습니다. 엉뚱하고, 무모한 도전이란 걸 알았지만 꼭 해야 했습니다.
목표지는 시드니. 1,000km 떨어진 시드니에 가서 대한민국 19대 대선 ‘재외국민 투표’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호주 한인 중에도 투표할 생각을 하지 않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투표가 중요한 권리라는 것을 몸소 전하고 싶었어요.” - 이한결 씨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종일 페달을 밟다 폭우를 만나 흠뻑 젖기도 했습니다.
밤엔 텐트를 치고 노숙했습니다. 텐트 밖에 있는 뱀 때문에 한동안 텐트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길에서 따뜻한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캠핑장에서 밥을 해준 할머니, 자기 집에 머물게 해줬던 부부의 호의 덕분에 계속 달릴 힘을 얻었습니다.
12일 만에 드디어 1000km를 완주해 지난 22일, 시드니에 도착했습니다.
투표에 걸린 시간은 겨우 ‘10분’이었지만 12일간의 고생을 한 번에 보상받은 듯 뿌듯했습니다.
“한 표의 책임이 이렇게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울음이 나오는 걸 꾹 참으면서 투표 도장을 찍었어요.” - 이한결 씨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엔 22만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번 대선에 비하면 무려 ‘6만여명’이나 더 투표한 겁니다.
재외국민들 사이에선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잘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본국에도 전해지길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