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했더니 또 가라앉았습니다.
“세월호 때랑 마찬가지잖아요!”
“뭐 하고 있어요! 우리 애 구해주세요!” 부산의 선박회사 사무실, 한 어머니가 울부짖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3월 31일,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 호가 갑자기 좌측으로 급히 기울었습니다.
“모두 갑판 앞으로 모여!” 이미 많은 바닷물이 유입된 배는 약 5분만에 침몰했습니다.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선장 등 22명은 실종됐습니다.
“빨리 신고했으면 구조가 더 빨리 시작됐을 거예요.” 가족들은 분노했습니다. 선사 측이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부에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뒤늦게 비행기를 사고 지점으로 보냈지만 도착한 시점은 사고 발생 42시간 뒤였습니다.
“저희는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정부가 비행기 날려도 사람 못 살렸을 거예요." - 선사 측 하지만 선사 측은 매뉴얼엔 정부에 신고하라는 내용이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큰 구멍이 나서 수리 했었어요. 그 후에도 매일매일 파이프 하나씩 교체했다고 들었어요.” - 실종자 가족 실종자 가족들은 25년 된 이 배가 걸핏하면 고장을 일으켰는데도 관리가 허술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22명은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 어딘가에 있고, 선사 측은 변명만 늘어놓는 상황.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가족들이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가운데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고 뒤 사흘이 지나서야 비상대책실을 찾았습니다.
“외교부가 됐든 해수부가 됐든 우리에게 상황을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듣는 게 말이 되나요? 하루하루 피가 말라요.” - 실종자 가족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10일째. 실종자 22명의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때랑 마찬가지에요. 세월이 그만큼 흐르고 국민들이 그렇게 떠들었는데 지금은 시정이 됐어야 하잖아요.”
부실한 관리로 예견됐던 사고, 뒷북 구조,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 그리고 절망한 가족들... 3년 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