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빠 필요 없다니까요?
최근 SNS에서 논란이 된 한 초보운전 스티커입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내용에 많은 네티즌이 분노했습니다. 이른바 ‘오빠 마케팅’ .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3년간 오빠 관련 마케팅 또는 카피로 논란을 빚은 건수는 스브스뉴스팀이 파악한 것만 모두 38건.
이런 광고들에서 그려지는 대한민국 여성은 오빠에게 경제적으로 기대고,
무거운 건 죄다 오빠에게 맡기고,
기분에 따라 여러 남자를 만나며 이른바 ‘어장관리’를 하고,
계산은 오빠가 하는데 카드 포인트는 자기가 쌓고,
심지어 이중인격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의존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여성을 그린 광고들은 매번 여론의 뭇매를 맞고 광고를 내리거나 공식 사과하며 촌극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잊힐 만하면 또 이런 광고가 나와 도마 위에 오릅니다.‘오빠 마케팅,' 왜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반복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잘 팔릴까’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민감한 이슈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이라도 일단은 알려야 한다는 노이즈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죠.” -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천현숙 교수
“미국에는 ‘오빠 사줘’ 이런 광고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 광고는 내도 잘 안 되니까요.” -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유정 교수 사실 선진국의 광고에서 이런 식으로 여성을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성역할 이슈를 다룰 때는 우리와는 정반대로 접근합니다.
2014년 6월 방영된 P&G 광고. 성인들에게 '달리는 여자'를 표현해보라고 하자 귀엽게 사뿐사뿐 뜁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달리는 여자를 표현해보라고 했더니 힘차게 달립니다.
우리 모두 갖고 있던 잠재된 편견을 꼬집은 P&G 광고. 대중은 광고를 보고 내심 뜨끔하면서도 좀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이 브랜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는 과도기입니다. 예전엔 이런 광고를 문제 삼는 목소리조차 없었죠. 아직은 미국을 따라가려면 멀었습니다.” -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유정 교수 범람하는 ‘오빠 마케팅’ 광고들. 우리가 얼마나 갈 길이 먼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