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하고 싶은 일, 이제는 할 수 없는 일
‘곧 힘 빠져서 1개월 안에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항암치료 받은 지 2년이 지난 2016년 11월. 의사는 엄마와의 시간이 1개월 정도 남았다고 했어요.
대장암에 걸린 엄마는 항암약에 내성이 생겨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죠. 그래서 엄마를 퇴원시켰어요.
“우리 딸 결혼식 얼마 안 남았는데 머리 빨리 길러야겠다.” 딸 결혼식만 기다리는 엄마인데... 한달 남았다는 말, 차마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어요.
“어휴, 생일을 병원에서 맞이할 뻔 했네!” 2016년 12월 4일. 엄마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했어요. 마지막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진 엄마. 결국 12월 26일, 호스피스 임종실에 엄마를 입원시켰어요.
곤히 자는 엄마를 보며…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 다시는 엄마와 함께하지 못할 추억,
그 추억이 잊혀질 까봐 하나 둘 스마트폰에 적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그렇게 짜증났는데 이제는 늦어도 엄마 전화가 없네요.
이제 쇼파가 비좁다고 투덜댈 일은 없겠죠?
이제 아빠한테만 들을 수 있겠죠?
그렇게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 때 아빠한테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엄마 몫까지 너한테 더 잘해줄게” 저도 엄마한테 못한 만큼 아빠한테 더 잘하려고요. 엄마가 서운해하지 않기를…
내가 암에 걸리느니 엄마가 걸리는 게 낫다고 날 위로하던 바보 같은 우리 엄마.
“우리 억울하니깐 조금이라도 더 살고 가자.“ 호스피스에서 엄마한테 우리 딱 2017년 초까지는 버티자고 했어요. 이말 때문인지 엄마는 버티고 버티다 2017년 1월 1일 하루 종일 저와 함께 하시고…
그 다음날인 1월 2일 10시 28분 저의 손을 잡은 채 영원히 깊은 잠에 드셨어요.
엄마 사랑해. 나도 엄마 곁으로 갈 때까지 내 마음 속 1순위는 엄마일거야. 천국에서 행복하고 꿈에서 만나서 수다 마저 떨자! ※ 엄마와의 마지막 사연을 저희에게 공유해주신 박주원 님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故 백승미 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