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치킨집 차려주고 왜 말을 안 해요?
지난해 7월 방송된 영재발굴단 '제2의 이세돌 형제 편'
어린 나이에 각종 대회를 휩쓰는 바둑 신동 승우·승하 형제와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는 아빠가 소개됐습니다.
형제가 기숙학원에서 살며 바둑에 매진하는 사이 아빠는 PC방, 찜질방에서 혼자 잡니다. 1년에 몇번 세 가족이 함께 자는데 그 장소는 모텔입니다.
"아빠는 고기 못 사주는데, 이런 아빠가 싫어?" -홍우선/승우, 승하 아빠 "좋지. 못 사줘도, 가난해도 좋아. 왜냐면 아빠의 마음이 좋으니까." -승하/9세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매일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사랑하는 형제 모습에… 진행자마저 먹먹해집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나고 지난 23일, 승우, 승하 아빠가 어엿한 치킨집 사장님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어떤 분한테 전화가 와서 치킨집을 제안하셨는데 저는 믿을 수가 없었죠. 저를 뭘 보고, 뭘 믿고 이걸 해주시는지." -홍우선/승우, 승하 아빠 방송 뒤 누군가 치킨집을 열게 도와주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 '어떤 분'의 정체는 제작진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바로 진행자인 컬투였습니다.
"그날 찬우 형이 많이 울었거든요" -성대현 알고 보니, '제2의 이세돌 형제' 편 녹화 도중 컬투는 때때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밥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버님 말에 아이들은 또 그랬잖아요. '밥 없어도 돼, 아빠 만난 게 좋다'고. 이 말을 듣고 제가 전화드리기로 결심한 거거든요." -정찬우
컬투는 방송 이후 승우·승하 아빠를 찾아가 치킨집을 차려보자고 제안하고 구체적인 창업계획까지 같이 짰습니다.
"차근차근 본인 것으로 만들어서 성취욕도 느끼고, 아이들이랑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정찬우 아빠는 어서 돈을 벌어 꼭 갚겠다고 컬투에게 약속했습니다.
"든든해요, 이런 가게가 있어서. 내가 열심히 하면 해결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생기고.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서 좋습니다." -홍우선/승우, 승하 아빠
스브스뉴스가 컬투에게 왜 이번 일을 제작진에게까지 숨겼는지 궁금해서 조심스레 물어봤지만,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한 건데, 출연자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송에 나온 겁니다. 숨긴 적 없습니다." -컬투 …라는 겸손한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승우·승하 형제는 컬투 덕분에 요즘은 치킨을 먹으면서 바둑을 둡니다. 세 가족이 행복이 오랫동안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