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을 지키는 소방관
몇 년 전, 나는 TV속에서 소방관의 눈물을 봤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내게 언제나 ‘겁 없는 슈퍼맨’이었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마치고 담담하게 치킨 한 마리를 사 들고 돌아오시던 아버지. 나는 아버지의 몸에 있는 ‘화상’이 아버지만 받을 수 있는 ‘훈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시 아버지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영웅도, 슈퍼맨도 아니었다.
낡은 장갑과 방화복을 입고 목숨 걸고 불과 싸워야 하는 소방관이었다.
내가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눈뜨고 보기 힘든 처참한 주검. 외상 후 스트레스와 밤낮 없이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소방관이 나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이들을 만나 다시 삶 속으로 이끌어 주는 게 행복해. 힘들고 어려워도 이 일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야.” 그리고 다시 낡은 장갑을 끼고, 낡은 방화복을 입고 불속으로 뛰어들어간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나는 다짐했다. ‘소방관을 돕는 소방관’이 되기로… 나는 소방간부후보생이다.
천안에 위치한 중앙소방학교에는 소방관이 되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입학한 사연도, 나이도 각자 다르지만 그들이 그리는 미래는 같습니다. 바로, 제도적으로 국민과 소방관을 도울 수 있는 ‘소방 간부’입니다.
“소방대원들의 열악한 환경은 곧 국민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소방대원들이 국민들을 지키면, 저희들은 그런 소방대원들을 지키는 소방관이 되고 싶어요.”
시험 합격 후 1년 간의 훈련을 마친 소방간부 후보생들이 오늘(24일) 졸업하고 현장에 투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