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나는 아기를 버리지 않기로 했다
- 할머니, 흑흑...어떡하면 좋아요. 너무... 마음 아파
- 데려와라. 할미랑 같이 키우자. 걔도 너처럼 만들래?
눈물에 젖은 휴대폰을 손에 꼭 쥔 채, 지영 양은 베이비박스로 돌아갔습니다. 곤히 잠든 아기 얼굴을 보자 눈물이 또 쏟아졌습니다.
"저도 1살 때 엄마한테 버림받았는데… 또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19살 지영(가명) 양은 그렇게 엄마가 됐습니다.
지영 양 가족은 76세 할머니, 장애가 있는 사촌언니. 그리고 14개월 아기 성민이.
할머니는 푼푼이 번 돈으로 지영 양과 지영 양 오빠, 부모를 잃은 사촌언니까지 거두셨습니다.
빠듯한 생계, 부모의 빈 자리. 하지만 지영 양에게 찾아온 비극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중학교 때 안 좋은 일을 겪었어요. 성폭행을 당했어요. 여러 명에게. 그 일 이후 고등학교는 못 갔어요."
겨우 상처가 아물 무렵 지영 양은 남자친구를 만났고, 하룻밤 실수가 임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임신을 알고 매일 울었어요. 입양이라도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부모님 동의가 필수더라고요. 남자친구 어머니는 아들 인생 망칠 거냐며, 그냥 갖다 버리라고…"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미성년자 성폭행 전과자였어요. 정말… 저한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믿기지 않고 괴로웠어요." 앞이 캄캄했던 지영 양에게 힘이 돼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베이비박스에서 성민이를 데려온 뒤 성민이 생부와 그의 어머니는 지영 양과 연락을 끊었습니다.
어느덧 3살이 된 성민이는 방긋방긋 잘 웃고 아장아장 잘 걷습니다.
"후회할 때도 있죠. 성민이 아플 때. 나 때문에 아픈 것 같아서, 내가 성민이 엄마인 게 잘못 같아서…"
"사람들이 미혼모라고 수군거려요. 어린 게 애를 낳았다고. 따뜻한 관심을 주실 순 없는 걸까요?" 이웃들의 차가운 시선도 지영 양을 위축시킵니다.
"성민이가 조금 더 크면 공부해서 검정고시도 보고 일도 하고 싶어요." 그래도 성민이 웃는 게 너무 예뻐서,성민이랑 함께 커갈 스스로가 기대돼서 지영 양은 마음을 굳게 먹고 희망을 품어봅니다.
성민이의 건강한 성장과 지영 양의 꿈을 위해 스브스뉴스가 펀딩 프로젝트를 실시합니다. 다른 이들과 도움을 나누고 싶다는 지영 양 뜻에 따라 후원금 일부는 비슷한 상황의 싱글맘 가정에 전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