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 성추행, 그리고 익명의 가해자들
"제 여동생이 성추행을 당했어요" 2월 19일 저녁 8시경, 건국대학교 익명 게시판 대나무숲 관리자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가해자가) 뒤에서 손을 뻗어 가슴을 만졌다고 해요. 동생은 놀라서 그 자리에서 도망 나왔고…"
피해 학생의 언니가 동생이 학교 상경대의 한 모임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제보했습니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고 약 2시간이 지난 후, 언니는 동생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언니, 우리 대숲에 올리려는 글 올리지 말까?" 전화를 건 동생 앞에는 상경대 학생회장이 앉아 있었습니다.
대나무숲 관리자는 언니의 제보를 받고 상경대 학생회장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학생회장은 피해 학생을 만났습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게시물 올렸던 학우는 자퇴했어" "우리 학교 오티, 새터 없어질 수도 있어" 피해 학생이 학생회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게시물 올렸던 학우는 자퇴했어" "우리 학교 오티, 새터 없어질 수도 있어" 피해 학생이 학생회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게시물 올렸던 학우는 자퇴했어" "우리 학교 오티, 새터 없어질 수도 있어" 피해 학생이 학생회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당사자가 아닌 언니의 제보이기에 사실확인이 필요했다." 대나무숲 관리자는 익명의 제보자의 제보를 그대로 복사해 학생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피해 학생 언니에게 설명했습니다.
스브스뉴스가 익명성을 훼손한 이유와 경위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대나무숲 관계자들에게 지난주 목요일부터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피해 학생과 언니는 결국 경찰에 가해 학생을 고소했습니다.
건국대학교도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가해 학생을 징계할 예정입니다.
익명 게시판은 확인된 '사실'만 올리는 곳이 아닐 겁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일 겁니다.
그런데, 사실 확인이라는 그럴듯한 핑계로 성추행 사건을 '검증’하려고 한다면 익명 게시판은 생명력을 잃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