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투견의 반전 매력
"자기가 4kg 정도 되는 소형견인 줄 알아요"
"아침밥 주러 가면 막 겨드랑이 밑 쪽으로 얼굴을 밀어 넣어요. 만져달라고." - 김은일 팀장 / 동물권 단체 '케어'
'케어'의 김은일 팀장은 몸무게가 40kg이 넘는 베토벤이 가끔 부담스럽습니다. 덩치에 안 맞는 애교 때문이죠.
사실 베토벤의 과거는 매우 거칠었습니다. '투견'이었습니다.
어느 불법 투견 도박장에서 구출됐을 당시 베토벤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온몸은 상처 투성이에, 사상충 감염 뿐 아니라 신부전증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베토벤은 어깨 앞쪽이 죄다 상처 자국이에요. 이빨이 안 들어간 자리가 없어요. 만져보면 우둘투둘, 우둘투둘…" - 김은일 팀장 / 동물권 단체 '케어'
특히 베토벤은 심성이 착해 싸우려는 의지도 없고, 나이도 많아 그곳에서 다른 투견의 스파링 역할을 했습니다.
"투견은 100% 만들어진 거예요. 만약 선천적 공격성이 있었다면 보호소 안의 개들도 서로 죽였겠죠. 그렇게 싸우는 친구는 한 친구도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한 결과예요. 흥분제도 맞추고." -김은일 팀장 / 동물권단체 케어
투견들은 베토벤 같은 스파링 상대나 길고양이를 물어뜯도록 강요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등을 보이면서 싸우기 싫다는 표현을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싸움을 붙입니다. 결국, 훈련된 습성으로 서로를 물고 뜯습니다.
'누구 하나 죽을 때까지 놓지 말아라' 투견들은 이렇게 서로 상처를 입히고 처참하게 죽어갑니다.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투견이 있는 우리 속에서 살점이 뜯어지는 고통을 버텨낸 베토벤. 상처 입고 병을 앓는 베토벤을 아무도 치료해 주지 않았습니다.
"상처를 꿰맬 때도 정말 순했어요." - 김은일 팀장 / 동물권 단체 '케어' 하지만, 베토벤은 구조 후 수십번의 검사와 수술을 하는 동안 사람의 손길을 거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베토벤은 끝까지 사람을 믿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투견 구조에 힘쓰고 있는 김은일 팀장은 베토벤과 같은 투견들의 실상이 잔이니해 보기 불편하다고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