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결하여 뜻을 지키겠소
‘(1923년 1월) 12일 밤 종로경찰서 서편 모퉁이 길에서 어떤 사람이 폭탄 한 개를 던져 쾅 하는 소리를 내며 폭발했더라.’
‘폭탄이 파열되매 종로 네거리는 물론 부근 일대에는 졸지에 큰 소동이 일어 숙직 경관들은 대경실색하여 일변 조사에 착수했는데….’ - 1923년 1월 14일자 「동아일보」 中
경찰은 이 청년 검거에 나섰고, 피신 중인 집을 찾아내 사흘 뒤 새벽 그를 습격했다.
하지만 그는 두 손에 권총을 들고 쏜살같이 뛰쳐나오며 경찰에 부상을 입히고 맨발로 달아난다.
경찰은 이에 특별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순사 1천여 명을 동원해 이 청년을 검거하기 위한 총동원 체제를 꾸린다.
마침내 22일 새벽, 수백 명의 경찰이 효제동 일대를 삼엄하게 포위했고, 청년은 독 안에 든 쥐가 돼 잡힐 일만이 남았는데...
‘탕! 탕탕!’ 그 순간, 청년이 양손에 권총을 들고 뛰쳐나온다. 그리고 시작된 외로운 총격전.
홀로 백여 명의 일경과 맞선 청년은 3시간의 사투 끝에 16명의 일경을 처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발의 탄환...
"대한독립만세!" 그는 마지막 총구를 본인에게 겨눈 뒤 자결한다.
“나는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정 적의 포로가 되지는 않겠소.” - 1922년 12월 1일 임시정부 요인들과 작별하며 나눈 대화 中 그의 이름은 김상옥. 34세로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온몸 바쳐 일제에 항거한 민족영웅이다.
애국계몽운동, 물산장려운동, 3·1운동 참여,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 군자금 조달, 의열투쟁 등 독립운동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는 94년 전 바로 오늘, 일제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