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주 수상한 시상식이 있습니다.
2년 동안 31명에게 시상식을 열어 상을 전했지만 시상식 사진 한 장 찾기 힘듭니다.
모든 게 수상자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는 이 시상식.
이 시상식은 한 기업이 사회에 귀감이 된 의인들에게 몰래(?) 감사를 표하는 자리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여수, 대구, 속초 … 전국방방곡곡 20번이 넘는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작년 2월에는 강화도에 있는 해병 부대에 찾아가 ‘의인상’ 시상식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불러낸 최 병장에게는 상금 3천만 원과 대학 졸업할 때까지의 장학금 전액이 지원됐습니다. 졸업 후에는 최 군을 특별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최 병장은 대구지하철 승강장에서 선로로 추락한 시각장애인의 생명을 구해낸 ‘지하철 의인’ 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 상을 받는 수상자는 목숨을 잃은 특전사 소속 정연승 상사.
며칠 전 정 상사는 출근길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사고 현장을 외면했지만, 정 상사는 즉시 차를 세우고 의식을 잃은 여성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1톤 트럭. 응급처치를 하던 정 상사는 이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알고보니 정 상사는 평소 소년소녀 가장을 후원하고 장애인시설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이 회사는 의인상과 위로금 1억 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기업이 숨어 있는 의인들을 찾아 상을 주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의인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입니다.
LG는 이전부터 독립운동 후손 지원사업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의인상도 구본무 LG 회장과 회사 차원의 뜻을 담아 제정된 겁니다.
“저희는 출근하자마자 뉴스 모니터링부터 합니다. 대한민국에 건강한 자극제가 되고 있는 의인 분들을 찾기 위해서죠. 많으면 많을수록 정말 기쁜 일입니다.”
더 뜻 깊은 건, 의인상 수상자 일부는 수상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다시 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각박한 삶 속에서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의인들. 그들의 용기가 세상을 더 밝고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