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 시내에 수상한 경매꾼(?)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지난해 경매장을 뜨겁게 달궜던 ‘유물들’을 다시 살펴보는데, 좀 뭔가 이상합니다.

경매품마다 애잔하고 애틋하고 짠한 문구들이 가득합니다.

버리자니 아쉽고 그냥 쓰자니 멋쩍은 헤어진 연인이 남긴 유물입니다. 그래서 경매 행사 이름도 ‘X의 유물’입니다.

‘X의 유물’은 또 그냥 경매 행사는 아닙니다.

과거 연인이 남긴 물건을 경매에 부친 뒤 수익금은 쿨하게 기부로 정리하는 멋진 경매입니다.

‘서울형 신시장’을 만들려는 서울시가 ‘X의 유물’을 기획한 한 단체와 손을 잡고 특별한 전통 시장 이벤트를 준비한 겁니다.

경매뿐만 아니라 오직 전통시장에서만 할 수 있는, 젊은 혼밥남녀들이 솔깃할 소셜 다이닝 이벤트도 탄생했습니다.

전통시장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혼밥족들이 먹고 싶은 것들을 골라 담고 함께 먹는 유쾌한 자리입니다.

밥을 먹기 전 인상깊었던 영화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번 시원하게 풀어보라고 대놓고 ‘욕’ 써주는 이벤트까지 마련했습니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전통시장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천시장 신시장사업단

떠나가는 젊은이들을 속절없이 바라봐야만 했던 전통시장이 유쾌한 아이디어를 만나 특별하고 재밌는 청년들의 공간으로 기분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