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분들, 그거 칭찬 아니예욧!”

몇 년 전 영국에 갔을 때였어요. 길을 걷는데, “헤이 뷰티풀!”이라며 말을 걸더라고요.

예쁘다는데 기분 안 좋을 이유 없잖아요? 가볍게 미소지으며 “땡큐∼” 했어요. 직장인 김수연(26) 씨 이야기입니다.

김수연 씨만 이런 경험있는 건 아닐 겁니다. 외국에서 겪는 낯선 남성의 길거리 칭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들의 속내는 무엇인지 두 외국인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상황 1] ※ 영상 재생 중▷▷ “안녕, 뷰티풀!(Hello, Beautiful)” “신의 축복을!(God bless you)” 조 : 갓 블레스 유?... (저 남자들 부끄러워ㅠ) 폴 : 저런 말 왜하는 거야? ;;;우웩... 이 남자들, 친절해서 저런 말 하는 게 아니예요.

[상황 2] “웃어줘(Smile)” “웃으면 더 예쁘겠다(Smile then you look more beautiful)” 폴 : 그냥 여자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거예요. 조 : 맞아. 절대 진지한 게 아니죠.

[상황 3] “번호 뭐야?(What’s your phone number?)” “나 못생겨서 싫어?(Why? Am I too ugly for you?)” 조 : 저런 말,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위험할 수도 있어요.

폴과 조는 자신들의 ‘여사친’도 비슷한 경험이 많다며 특히 한국여성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습니다. 조 : 아시아 여성이 이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인종적으로,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 같아. 폴 : 그냥 무시하는 게 최고에요.

길거리에서의 갑작스런 친근감 표현 또는 칭찬. 영어로는‘캣콜링(Catcalling)'이라고 부릅니다. 온 몸을 훑거나 특정 신체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것도 해당되죠.

이런 문화에 낯선 많은 한국 여성은 캣콜링에 미소로 화답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심지어 별 생각없이 남자들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4년 전 시칠리아였어요. 어떤 남자가 너무 친근하게 말걸더니 목적지까지 차로 데려다준다고 했어요. 친절한 남자라고 생각해 탔는데 내릴 때 강제로 키스하려 해서 도망쳤죠. 너무 무서웠어요” - 박도희(30)

미국 유학생 썸머(Summer) 씨는 길거리 성희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한국 여성들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본인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오해하거나, 집요하게 더 따라온다든가, 가해자 집단의 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예요” -썸머

썸머 씨는 외국 길에서 “Hey, pretty”란 말을 들으면 이렇게 대처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발 웃지마세요. 웃고 싶으면 이렇게 썩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