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선생님을 상 받게 한다
“유경아, 주영아, 현수야 모두 고마워.” -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올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된 박경임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반 아이들이 제 시에 후한 점수를 줘서 도전했어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호명된 아이들은 그녀가 가르치는 학생들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녀는 이미 1993년 등단한 ‘시인’입니다.
‘내가 시인인데 아이들에게 왜 도움이 되지 못할까?’ 그녀는 시를 통해 아이들에게 따듯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교과서에 있는 한 동시에 마음을 뺏겼습니다.
노을 / 황 베드로 넘어가는 해 잠깐 붙잡고, 노을이 아랫마을을 내려다본다. 새들 둥우리에 들었는지, 들짐승 제 집에 돌아갔는지, 잠자리 쉴 곳을 찾았는지, (중략) 산밭에서 수수가 머리를 끄덕여 줄 때까지 노을은 산마루에 머무르고 있다.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이 느낌을 전하고 싶었어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그녀는 그날 이후, 아이들을 위한 동시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선생님이 매일 아침 칠판에 시를 써주세요. 수업 시간에 각자 시를 써서 벽면에 붙여 두고요.” -4학년 1반 친구들 아이들도 그녀와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은 동시를 보고 쓰면서 스스로 배워갔습니다. “동시는 정서적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어휘력을 기르는 데에도 좋아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아이들이 ‘선생님 시는 100점이에요!’ 라고 해줘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그런 아이들에게 그녀는 ‘칭찬’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매일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힘을 얻고 동시를 쓰다 보니,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큰 영예도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당선되니까 구름 위에 둥둥 뜬 느낌, 비현실적인 세계가 펼쳐졌어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아이들과 즐겁게 계속 시를 쓰고 싶어요.”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자 / 박경임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교실 칠판에 시를 써 내려갈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겁니다.
서산 마애불 / 박경임 <2017 한국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 당선작> 삼국시대부터 바위 속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부처님 아직도 나오고 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 뒤쪽은 못나왔는데 그래도 좋은지 웃고 있다
마치 아이들이 교실에서 이 동시를 보고 깔깔깔 하고 웃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녀의 동시가 가진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