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를 의뢰받는 남자
흉터를 두고 나누는 이 섬뜩한 대화. 결국 의뢰자의 바람대로,
흉터는 토끼로 변합니다.
메시지를 받고 ‘작업’을 해준 사람은 흉터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타투이스트 화윤 씨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화윤 씨는 캔버스가 아닌 피부에 그리는 타투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잘할 수 있는 일로 많은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흉터 주위에 타투를 그려 아름다운 형상으로 탈바꿈하는 ‘커버업 타투’. 최근 효린이 이 시술을 해 대중에게도 알려졌습니다.
사연은 SNS로 받았습니다. 흉터에 얽힌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모였습니
그의 손을 거치면 끔찍한 화상 자국도 근사한 작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흉터를 보고 조폭 같다는 등 안 좋은 시선이 많아 위축됐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전에는 얇은 긴팔티를 자주 입고 다녔는데 가리지 않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지난해부터 무료로 ‘흉터 커버업 타투’를 해준 사람은 모두 14명. 타투를 받은 이들과는 지금도 안부를 주고 받는 친구로 지냅니다.
국내에서 타투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미국, 호주 등과 달리 문신을 의료 행위로 보고 타투이스트의 타투를 불법시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다보면 언젠간 건전한 타투 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요?”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는 타투를 떳떳하게 할 수 있는 그날이 곧 오길 화윤 씨는 기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