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지지 못할 뻔한 영화
“No” “안 해요.”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는 관심 없습니다.” “돈 안 되는 영화!”
투자사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거절뿐이었습니다.
스물두 살, 영화감독 지망생 시절 그가 구상한 시나리오는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때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을 보고 ‘저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제 삶은 그 영화를 보기 전과 본 뒤로 나뉩니다.” - 스크린 데일리(2016년 12월 14일) “영화와 뮤지컬이 만나 그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할 줄은 몰랐습니다.” - W 매거진 (2016년 12월 1일)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며 틈틈이 자신의 작품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18분짜리 저예산 단편으로 제작된 이 시나리오는 그의 이름을 주목받게 했습니다.
‘위플래쉬(Whiplash)’ 2013 선댄스 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상 감독 / 다미엔 차젤레
이 영화는 투자를 받아 2시간짜리 장편으로 제작되며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습니다. 2015년 오스카에서 3관왕에 올랐고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습니다.
다미엔 감독은 10년 동안 고이 간직했던 그 시나리오를 다시 꺼냈습니다.
“위플래쉬가 성공한 뒤에는 바로 ‘그 영화’를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어요.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 W 매거진(2016년 12월 1일) 그는 영화제에 참석해서도 제작자들에게 시나리오를 홍보했습니다.
과거 콧방귀를 뀌던 제작사들이 하나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그는 영화에 투자하겠다는 회사를 만났습니다. 제작비는 3000만 달러(363억 원).
넉넉한 비용은 아니었습니다. 촬영 기간도 42일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1년 동안 정성 들여 영화를 편집합니다.
2016년 겨울 다미엔 감독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꿈 같은 영화를 선물합니다. ‘라라랜드’
“이 영화는 꿈을 향한 러브레터입니다. 허황된 꿈을 꾼다며 세상이 조롱하는 사람들의 꿈 말이죠.” - 퍼스트쇼잉(2016년 12월 22일) 꿈을 이룬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꿈꾸는 자들을 위하여 비록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상처받은 마음들을 위하여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를 위하여 - 라라랜드 OST ‘오디션’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