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만 왜 싼 거야?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윈도우 10 대란’이 대한민국을 휩쓸었습니다.
한화로는 31만원인 윈도우 10 프로를 단돈 42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는 소문에 한국 구매자들의 주문이 폭주한 겁니다. 이를 풍자하는 합성이미지도 유행할 정도였습니다.
베네수엘라 2,999 볼리바르(VEF) = 미국 약 3.47달러($) = 한국 약 4200원(₩) 윈도우 싸게 사기, 방법도 간단합니다. 구매 시 국가를 베네수엘라로 설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대체 왜! 베네수엘라만 이렇게 저렴한 걸까요? 베네수엘라에 닥친 경제 위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베네수엘라의 것이다!” - 故 우고 차베스 (前 베네수엘라 대통령) 베네수엘라는 주로 석유를 팔아 돈을 법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가재정이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채무를 갚기 위해 화폐를 마구 찍어냈고, 결국 볼리바르화 가치는 폭락해버렸습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탓에 서민들의 삶의 질도 곤두박질 쳤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파탄은 작년 유명 TV앵커가 생방송에서 공개 사직을 선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작별을 고합니다. 보름치 급여가 5,600 볼리바르에 불과해 그만두려 합니다.” - 前 ANTV의 앵커 루이스 인시아르테 젊은 앵커 루이스는 뉴스 클로징멘트 중 “월급이 너무 적어서 더 이상 앵커를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월급은 11,200볼리바르. 우리 돈 1만 6000원 정도입니다. 한달 일해 빅맥 세트 7개 밖에 먹을 수 없어 이 월급으론 도저히 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식료품 밖에 못 사요. 옷은 상상도 못하죠.” - 베네수엘라 시민 리스 세이헤스 / KBS1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 ‘베네수엘라 석유의 저주’ 중 방송국 앵커도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서 서민들은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정부 공식환율과 실제 시장환율이 천양지차로 벌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MS담당자는 공식환율을, 신용카드사는 시장환율을 적용하면서 혼란이 벌어진 겁니다.
값싼 베네수엘라의 윈도우 10 가격 뒤에는 기초 생필품도 사지 못할 정도로 피폐한 베네수엘라 서민의 눈물이 숨어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윈도우 대란’은 최근 결제수단이 ‘달러’로 바뀌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